車에서 가장 많은 시간 보내는 시트…엔진 다음 고가
자율주행 발전과 함께 미래모빌리티의 핵심으로 부상
마사지·멀미완화·헬스케어 등 주거성 중심 기술 개발
집. 자동차. 침대. 아무리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곳엔 돈을 아끼지 않는 게 현명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자동차에서는 어느 부품에 가장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자동차에서 탑승자가 직접 가장 오랜 시간 사용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장 넓은 면적이 맞닿는 ‘시트’일 것입니다. 시트 자체도 자동차의 구성요소 중 엔진 다음으로 비싸다고 합니다. 전동화 시대에 진입하면서 시트보다도 중요한 엔진마저 모터로 바뀌고 있지만, 시트의 존재감은 오히려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의자의 역할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떠오른 진화된 시트를 살펴봅시다.
시트의 진화로 ‘집+침대=자동차’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미래 모빌리티의 대표적 모습으로는 자율주행을 꼽을 수 있습니다. 현재 신차들도 대부분 자율주행 2~3단계 수준으로 적용돼 있습니다. 올해부터 신규 운전면허 취득자들은 자율주행차 교통안전교육을 받아야 하는 등 운전자 없는 주행은 공상과학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자동차에서 핵심 역할이었던 ‘운전’을 하지 않는 탑승자는 집처럼 차에서 편안히 앉거나 누워 영화와 음악을 감상하고 잠을 청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시트도 운전에 있어 중요한 내구성과 안전성만이 아니라 거주성을 중점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시트의 진화는 자동차를 잘 몰라도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온열·통풍 기능입니다. 요즘같이 추운 날 일명 ‘엉뜨(엉덩이 뜨겁게)’부터 더운 날 찬바람을 불어넣는 통풍 기능은 자주 이용해 익숙할 것입니다.
이런 기능 외에도 역할이 확대된 시트는 첨단 기술의 집약체가 됐습니다.
시트는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겉면인 원단 재질, 패드 물성 등부터 고려돼 설계됩니다. 승차감을 떨어뜨리는 진동을 줄이기 위한 기술을 적용하고 소프트웨어 기술도 활용해 자세 보조를 지원하기도 합니다.
현대트랜시스의 에르고 모션 시트(인체공학)은 시트의 공기 주머니가 최적의 착좌감과 함께 개별제어로 스트레칭 모드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제네시스 G90 모델에 적용된 ‘에르고 릴렉싱 시트’는 공압시스템과 인체공학적 설계를 통해 운전자의 바르고 편안한 자세를 만들어주고 독일 척추건강협회와 의학 전문가의 인증을 받은 마사지 모드도 탑재돼 있습니다.
더이상 전방주시가 필요하지 않게 되는 미래에는 앞좌석과 뒷좌석은 마주 보는 형태로도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현대자동차도 미래 자율주행 시대의 콘셉트카를 통해 프리미엄 라운지를 연출한 180도 회전·슬라이딩이 가능한 스위블링 라운지 체어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운전 모드, 자율주행 모드까지 상황에 따라 자유로운 시트 배열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트도 소개했습니다.
주행 방향과 반대로 앉아 멀미를 유발하는 문제점도 있을 것입니다. 이에 멀미 증상을 완화시키는 기술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 출시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E클래스’에는 ‘에너자이징 컴포트’ 기술이 적용된 시트가 탑재됐습니다.
이 기술을 작동하면 시트 각도와 쿠션은 자동으로 조절되고 외부 공기로 순환시켜 줍니다. 또 조명과 차량 내 디스플레이의 기능, 음향 등 시스템들을 멀미를 가라앉히기 위한 쪽으로 조정합니다.
여기에 앞으로는 탑승자들의 헬스케어까지 도와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장기적으로 넓은 면적을 접촉한다는 점을 이용해 신체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들이 적용된다면 탑승자의 신체 특성과 무게를 인식하고 심박수, 온도, 호흡 등을 분석해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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