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는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4’에서 AI(인공지능) 기능을 접목한 혁신적인 가전제품으로 맞붙는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자체 연결성을 강화해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제품을, LG전자는 AI기술을 응축한 TV를 통해 첨단 기술력의 정수(精髓)를 보여준다는 각오다. 국내 업체들이 보여주는 AI기술의 향연과 함께 지멘스, 소니, TCL 등 글로벌 기업이 보여줄 ‘또 다른 혁신’도 관전 포인트다.
◆전자업계, 첨단 기술 전쟁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CES 2024에서 OLED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 3종의 라인업을 공개한다. 신제품은 32형∙4K UHD 해상도와 최대 240Hz 주사율을 갖춘 ‘오디세이 OLED G8’과 27형∙QHD 해상도, 화면비 최대 360Hz 주사율의 ‘오디세이 OLED G6(G60SD)’, 기존 모델에 신규 기능을 탑재한 24년형 ‘오디세이 OLED G9(G95SD)’ 총 3종이다.
신제품 3종에는 빛 반사를 최소화하는 OLED 글레어 프리 기술을 적용해 별도의 차광 후드 없이도 일관된 수준의 밝기와 색상으로 게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비디오전자표준협회(VESA)에서 디스플레이 HDR 트루블랙 400 인증을 획득해 정확한 색과 대비 표현이 가능하며, HDR 게이밍 환경에서도 끊김 없는 화면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특히 하나의 마우스와 키보드를 통해 삼성전자 모니터와 갤럭시북, 태블릿, 휴대폰 등을 컨트롤할 수 있는 ‘멀티 컨트롤’ 기능을 새롭게 선보인다. 오디세이 OLED G9(G95SD)∙오디세이 OLED G8(G80SD)은 ‘스마트싱스 허브’가 내장돼 다양한 IoT 기기를 연결하고 제어할 수 있다. 자체 OS인 ‘타이젠’과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서비스인 ‘삼성 게이밍 허브’도 내장돼 별도의 콘솔기기 연결이나 다운로드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LG전자는 AI 프로세서로 더 밝고 선명해진 24년형 LG 올레드 TV 라인업을 CES 2024에서 공개한다. 이 제품은 올레드 전용 인공지능 화질, 음질 엔진 ‘알파11 프로세서’를 탑재해 기존 제품대비 AI 성능은 4배, 그래픽 성능은 70%, 프로세싱 속도는 30% 더 향상됐다.
새로운 AI 업스케일링은 영상을 픽셀 단위로 분석해 흐릿한 사물과 배경까지도 AI가 스스로 판단해 선명하게 보여준다. 또 많이 사용된 컬러를 기반으로 영상 제작자가 의도한 분위기와 감정까지 고려해 색을 보정하며, 강화된 다이내믹 톤 매핑 프로는 장면 속 빛이 들어오는 공간들의 밝기 차이까지 분석해 명암을 세밀하게 조절해준다.
특히 인공지능 음향기술은 2채널 음원을 가상의 11.1.2채널까지 변환해 풍성한 음향을 구현한다. AI가 목소리를 주변 소리와 구분해 또렷하게 보정하고, 화면 아래쪽 스피커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TV 화면 중앙에서 나오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들려준다. 올해 올레드 에보(evo, 97형 제외)는 VESA에서 영상의 선명도에 부여하는 품질지표인 클리어MR 인증을 획득했다.
‘ALL ON(올 온)’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의 핵심 키워드는 AI다. 독일 지멘스는 ‘모든 곳에 AI(AI Everywhere)’를 주제로, 일본 소니는 ‘기술을 통한 창의력 발산(Powering Creativity with Technology)’을 주제로 최신 기술이 적용된 신제품과 함께 기업의 미래 방향을 소개할 예정이다. 중국 역시 최대 규모인 1114개의 기업이 부스를 꾸린다. TCL, 하이센스 등이 전기차, 미니 LED TV 등 신제품을 대거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빌리티에 꽂히다’…디스플레이 업계, OLED·전장에 올인
디스플레이 업계는 ‘미래 모빌리티’와 OLED에 올인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혁신 기술의 모든 것, 새로운 여정의 시작’을 주제로 안팎으로 접을 수 있는 차세대 플립형 폴더블 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이 제품은 플립폰형 폴더블에 안팎으로 360도 접을 수 있는 ‘인앤아웃 폴더블’ 기술을 적용해 하나의 디스플레이만으로도 접은 상태에서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더 가볍고, 얇은 디자인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차량 인테리어의 진화를 불러올 OLED 제품들도 출격한다.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플렉스 노트 익스텐더블’은 접혀 있는 폴더블 패널을 펼친 뒤, 슬라이딩 방식으로 한 번 더 화면을 확장할 수 있다. 완전히 접었을 때는 11형이지만 한쪽을 펼치면 13.8형으로, 다른 한쪽 화면까지 당기면 17.3형으로 확장된다. 필요에 따라 크기를 조절해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화면 크기를 최소화해 차량 내부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공간’으로 진화해가고 있으며 OLED가 이런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며 “특히 폴더블, 슬라이더블 기술이 결합된 OLED 제품이 이런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더 나은 미래(A Better Future)’를 주제로, 대형 OLED 신기술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에 최적화된 차세대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공개한다. 독자기술인 ‘메타(META) 테크놀로지’를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OLED TV 패널은 유기물의 빛 방출을 극대화하는 ‘초미세 렌즈(MLA)와 ‘휘도 강화 알고리즘’을 결합해 현존 OLED TV 패널 중 가장 밝은 화면을 구현한다. 유리창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투명 OLED(77·55·30인치) 등도 공개된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로는 디지털 계기판부터 조수석 앞까지 대시보드 전체를 덮는 초대형 패널과 함께 ‘시야각 제어 기술(SPM)’이 소개된다. 차량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뒷좌석 엔터테인먼트(RSE)용 ’17인치 폴더블 OLED’와 천장에 설치하는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는 사용자가 필요할 때만 화면을 펼쳐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천장, 바닥, 디스플레이까지 설치 가능한 얇은 필름 형태의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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