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의 환골탈태 바로 보러가기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20년 차 초, 중등 학생들과 행복하게 수업을 하고 있는 영어쌤 @ingeee77입니다.
월-목 수업을 하는지라 주 4일 영혼까지 탈탈 털어 수업을 하고, 나머지 3일은 재충전을 위해 여행을 다니는 것을 무척 좋아했어요. 아니 여행을 위해 4일을 열심히 일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코로나로 모든 일상이 바뀐 2020년 봄, 제가 사는 지역에 코로나가 휘몰아치고 수업을 3개월가량 쉬게 되면서 나만의 ‘세컨하우스’를 가질 결심을 합니다. 첫 시작은 작은 캠핑카를 구매해 볼까?였는데 정신 차려 보니 전혀 연고도 없던 충남 금산이 제2의 고향이 되어있더라고요.
저희 집의 이름은 ‘인지당’ 입니다. 결혼 전 남편과 경복궁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들른 장소에 제 이름과 같은 ‘인지당’이라는 터를 발견했어요. 앞으로 집을 짓는다면 그 집의 이름은 바로 ‘인지당’이다! 했더랬죠.
평생 아파트에서만 살아와서 난생처음 만들어가는 내 집이 참 소중했습니다. 애정으로 지은 인지당을 이렇게 오늘의집에 소개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1. 도면
인지당은 옛날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초가집 구조가 가장 잘 보존된 집입니다. 원래 아궁이 불을 때던 부엌은 현재 현관, 방, 욕실이 되었고, 예전에 미닫이문으로 구분되었던 방 2개와 대청마루는 현재 거실 겸 주방으로 변신했습니다. 펜션에 묵듯이 거실에서 온 가족이 옹기종기 같이 잠자고, 작은방 하나는 아들 공부방으로 쓰고 있어요.
초창기 우리 집에 대한 생각을 나타낸 남편의 스케치입니다. 다시 보아도 현재와 똑같아 놀라고 있어요. 둘 다 건축 쪽에는 문외한이기에 모든 아이디어와 생각을 쥐어 짜내느라 참 많이 고민하고 공부했어요.
전문가가 아니라 제대로 된 도면이나 설계도는 없지만 7차 도면까지 변경하며, 창문의 위치, 사이즈 그리고 생각지 않았던 폴딩 도어, 터닝 도어, 창호와 주방의 위치 등등 수시로 변경되고 바뀐 부분도 많아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수록 집에 대한 애정과 완성도는 나름 더 비례하더라고요.
2. Before
민트색 강판 지붕의 인지당의 처음 모습이에요. 부서진 담장에 간신히 서있는 듯 보이는 감나무까지 오랜 세월 폐가로 있어왔지만 제 눈엔 무섭거나 거부감이 들지 않고, 이상하게 포근하고 아늑해 보였어요.
내 집이 되려고 했는지 혼자서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모습이 짠해 보이기까지 했네요. 부엌 하나, 미닫이문으로 연결된 작은방 두 개짜리 한옥주택과 작은 외양간을 가진 이전 모습입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부엌의 모습입니다. 아궁이를 때던 솥단지, 벽에 걸려있던 채반 모두 행복하게 이 집에서 살았던 가족들의 삶이 느껴져요. 집 전 주인분들도 현재 같은 마을에서 거주하시고, 형님, 아우하며 왕래하며 지내고 있어요. 이게 무슨 인연인지 모르겠네요.
20년 이상 방치된 폐가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깨끗했던 인지당 민가의 골조를 제대로 보여주는 우리 집 우리가 이 집을 산 게 아니라, 이런 보물 같은 집이 우리에게 와줘서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입니다.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천장을 뜯어 지붕 상태를 보고 너무나 기뻤더랬죠. 기대 이상으로 깨끗하게 보존된 대들보 그리고 서까래 각자의 모습이 독특하게 구불구불 자연스러운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이 집의 역사를 기록한 상량문도 멋져요!
부동산을 계약하고 주변에서는 싹 밀어버리고 다시 집을 짓는 게 낫다 등등 말이 많았어요. 비록 폐가였지만 내 눈에는 보물처럼 사랑스러워 보이는 이 집을 그대로 보존하되 더 튼튼하게 더 실용적으로 업사이클링 해서, 강원도 급 추위를 해결할 방법으로 ‘집 속의 집’ 구조(回)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3. 인테리어 과정
인지당의 핵심 포인트는 영혼을 갈아 넣은 사포질에서 탄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목공 샌딩은 45년간의 세월의 때를 벗겨내는 전문가의 고된 작업. 세 분의 목수님과 회사일을 잠시 접어두고 남편까지 투입되었답니다.
먼지를 뒤집어쓰고 3일 동안 고생한 결과 환골탈태하여 다시 태어난 인지당입니다. 인지당의 핵심 포인트인 루바 시공한 서까래 천장과 집 속의 집 구조를 가장 잘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사실 시골집은 단열이 가장 핵심 인지라, 첫째도 단열, 둘째도 단열을 강조하여 시공하고, 채광과 단열, 예쁜 풍경을 담아낼 픽스 창을 설치했어요. 창문은 집 철거 시 나온 고목재를 사용해서 프레임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더 의미 있고 유니크한 개인적으로 너무 애정 하는 창이에요.
4. 거실
거실 겸 주방 겸 침실 겸 두루두루 쓰이는 우리의 아지트입니다. 서까래가 멋진 우리 집은 간접조명이 천장을 더 빛내주고 있어요. 무엇보다 동향집이라 아침 햇살이 너무 예뻐요.
구조를 살리느라 한옥 집에 있던 기둥을 모두 살린지라 인지당은 큰 가구를 넣을 수는 없는 구조예요. 저희는 세컨하우스의 특성상 심플하고 미니멀하게, 가구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만 사용하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 이케아 선반 유닛은 활용도가 높은 제품입니다. 2단 선반은 CCTV 모니터와 각종 장비를 놓는데 사용하고 있고, 3단 선반은 주방의 소형가전제품을 놓는데 사용하고 있어요.
3년을 매 주말마다 와서 거주하다 보니 살림살이가 늘어가네요. 처음엔 밥솥만 있었는데, 토스터, 믹서기, 전자레인지까지 놓게 되네요. 사실 햇반이나 냉동피자 등 간편하게 데워 먹을 수 있는 전자레인지가 참 활용도가 높아요. 해가 지날수록 살림살이가 늘어나서 수납 장소가 더 필요해지고 있어요.
외관과 다르게 집 내부는 한옥 느낌이 나는 인지당은 옛집의 형태를 온전히 유지하고, 재활용하여 사용하고 있어요. 픽스창엔 심플하게 알루미늄 블라인드를 설치했어요.
정동향 집이라 아침엔 너무 밝아 블라인드가 유용하더라고요. 관리도 편리할 뿐 아니라 가격적인 면에서도 가성비 최고예요! 무엇보다 밝고 심플한 집 분위기와 잘 맞는 것 같아요.
거실 소파는 폴리몰리 빈백으로 협소주택에서 활용도가 높아요. 푹신하고 세탁도 편하고 평소에는 벽에 붙여 놓았다가 구름멍을 할 땐 창쪽으로 돌려쓰고, 넷플릭스로 영화를 볼 땐 영화관 의자로 변신도 합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색으로 픽해서 하나씩 개인 소파로 사용하고 있는데, 3년째 만족하고 사용하고 있어요.
소파 테이블은 캠핑 다닐 때 사용했던 접이식 원목 테이블인데, 첨엔 임시로 사용하다 쓰다 보니 높이와 활용도가 빈백 소파와 찰떡궁합으로 잘 맞더라고요. 원목이라 인지당의 컨셉과도 잘 어울리고요. 소파 테이블로 썼다가 또 밥상으로 변신하기도 하는 유용한 제품입니다.
이케아 보조 테이블도 테이블의 역할과 작은 수납장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제품이지요. 사실 저희는 인지당에 여행 오듯 2일 동안 먹고 사용할 음식과 옷가지, 책 등등을 모두 가져오는지라 아직 옷장이 없어요. 대신 이 보조 테이블을 계절별 여벌옷을 넣어놓는 수납장으로 너무 잘 활용하고 있어요.
거실 펜던트는 이케아 제품을 골랐어요. 우선 가볍고 실용적인 제품을 원했어요. 샹들리에처럼 무겁거나 화려한 조명은 인지당에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해서 소박한 집에 소박하고 심플한 등을 원했죠. 청청패션이 어울리듯 우드우드도 또 잘 어울리더라고요. 이케아는 등갓을 수시로 바꿔 느낌을 또 변화시켜 주기도 좋아요.
18평 소형평수인지라 개방감 있게 공간을 사용하고 있어요. 주말주택이기에 짐을 최소화하고, 수납장을 곳곳에 배치해서 수납을 하고 있답니다. 이케아 TV 수납장은 의약품부터 시작해서 각종 소소한 살림들을 수납하고 감추기(?) 좋아요. 또한 망사 형태로 된 디자인이 독특해요.
수납 장소가 따로 없는 인지당에서 이케아 수납 테이블은 주방 수납장의 역할을 하고 있어요. 크기도 크고, 깊어서 웬만한 주방용품이 다 들어가서 완전 만족해요. 게다가 튼튼함까지 겸비했어요.
요즘 같은 겨울엔 사실 세컨하우스는 비어있던 집이라 보일러를 돌려도 바로 따뜻해지지 않아요. 찬 공기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벽걸이 냉난방기가 너무 유용하죠. 개인적으로, 세컨하우스에 꼭 필요한 제품으로 강추합니다!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 미니 와인셀러와 무선 청소기도 인지당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전이에요.
5. 주방
인지당의 주방입니다. 세컨하우스에 어울리게 모든 제품이 앙증맞은 사이즈랍니다. 한옥 기둥 사이에 딱 맞게 사이즈를 맞춰 싱크대를 주문 제작하고, 그에 맞는 가전제품도 딱 맞게 빌트인 했어요. 특히 냉장고가 관건이었어요. 4도어를 놓을지 2도어를 놓을지부터 어디다 놓는지에 따라 주방의 느낌이 완전 달라지거든요.
너무 다행히 집 설계 당시 비스포크 신제품으로 나왔고, 덕분에 지금의 심플한 주방이 가능해졌어요. 벽과 기둥 사이에 맞춘 듯 딱 맞는 사이즈에 완전 깜놀이었지요. 결과적으로 냉장고가 크지 않은 것이 세컨하우스인 인지당엔 더 유용한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맘에 드는 건 주방 타일입니다. 그린덕후의 맘에 쏙 드는 스벅 느낌 나는 색상이 인지당과 참 잘 어울려요. 세컨하우스지만 세탁기도 필수예요. 더운 여름엔 빨래가 꽤 많이 나오고, 9kg 짜리도 여기서 사용한 침구류까지 다 세탁 가능합니다!
작지만 나름 있을 건 다 있는 이 주방에서 가장 추천드리고 싶은 제품은 바로 식기세척기입니다. 주말주택에 식세기까지?라고 의아해하시겠지만, 일주일 만에 오자마자 식기류 소독부터 주말 고기파티를 깨끗하게 책임져주는 식세기 정말 설치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의 최애 뷰는 바로 이 감나무 픽스 창입니다. 설계 당시부터 이 자리에 저 풍경을 보며 식사를 하는 상상을 하며 행복했는데, 역시나 저에게 행복을 주는 뷰에요.
창문은 그 집의 눈이라는 말이 있지요. 그 창문에 어울리는 조명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식탁에서 포인트가 되는 펜던트 조명은 꼭 블랙 스타일로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주방 쪽 조명은 블랙으로 가고 싶었어요.
이케아 탁상 스탠드는 볼 때마다 이 집의 호롱불같이 느껴져요. 폐가가 아닌 현대판 인지당에 딱인 듯요. 밝기 조절도 돼서 분위기에 따라 유용하게 쓰여요. 원래 이케아 스타일을 좋아해서 많이 사용하는데, 역시나 한옥에도 이케아 제품이 참 잘 어울리네요.
커피 마니아인지라 종류를 가리지 않고 커피를 즐기지만, 드립 커피든 캡슐 커피든 인지당에서 마시는 커피는 풍경이 다하는지라 잔잔한 음악과 함께하는 차 마시는 시간이 너무 행복합니다. 어느 커피숍도 부럽지 않네요.
6. 아이방
인지당의 유일한 방이자, 아들의 공부방으로 쓰고 있는 공간입니다. 원래는 침실의 용도로 만들었는데, 온 가족이 거실에서 옹기종기 모여 자느라 사용하지 않다가 부모님이나 손님께서 오시면 내어드리는 게스트룸으로 쓰고 있었어요.
하지만 아들이 중학생이 되고 점점 공부를 해야 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보니 공부방으로 변신했지요 이케아 책상은 디자인도 예쁘지만 서랍도 있고, 전선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깔끔하게 사용하기 좋아요. 생각보다 공간이 넓어 이것저것 수납도 짱! 이케아 의자도 오랜 시간 공부해도 허리가 편안하다 아들이 좋아하네요.
이 방은 정남향으로 폴딩도어를 설치해 볕이 따뜻하고, 폴딩도어를 완전 개방 시 주방 쪽 터닝 도어와 일직선으로 바람길이 만들어져 여름에 시원하고, 집안 전체 환기에 도움이 되어요. 나중에 별채를 지으면 폴딩도어로 본채인 인지당과 별채를 연결하려고 한답니다. 폴딩도어는 작은방에 개방감을 주어 답답함을 덜어주는 역할도 톡톡히 하네요.
7. 외관
시골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습니다. 고된 하루 노동의 끝에 고요한 밤이 찾아오면, 하늘엔 별이 총총한 시골의 진짜 모습이 남다른 행복감을 줍니다. 도시에서의 스트레스가 잠재워지는 이틀의 시골생활! 도시와 시골 두 세상을 살아요!!
집만 지으면 다 끝나는 줄 알았더니 또다시 시작이더군요. 마당, 조경, 석축 쌓기, 파고라 만들기, 창고 만들기 등등 가족이 모두 힘을 합해 고민하고, 꾸미고, 만들고 했네요. 시골에 오면 할 일이 참 많아요 손재주가 많은 남편은 이 집에서 나온 고목재를 보물처럼 쌓아두고는 이것저것 만드는 재미에 빠져있어요.
늘어가는 디월트 장비에 이젠 남편을 위한 작은 목공소를 지으려 해요. 벌레를 무서워하던 도시 아이인 아들은 이곳에서 온갖 벌레들을 보면서 더 이상 벌레를 무서워하지 않아요.
내가 원했던 자연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이곳에서 실현하네요. 시골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의 모습 좀 더 어릴 때 시골살이를 경험해 주었으면 더 좋았을 걸 하고 생각하게 되네요.
8. Bonus! 5도 2촌 금산 생활
인지당의 봄
인지당의 봄은 항상 크고 작은 공사로 시작합니다. 아빠랑 아들이랑 똑같은 옷을 입고 같이 파고라를 직접 시공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전문가에게 맡기면 비용도 비싸지만,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느끼는 행복감은 느낄 수 없지요.
내 노력 내 손길로 만드는 파고라는 가치를 매길 수가 없어요. 이 집에 대청마루로 쓰였던 고목재로 큰 평상을 만들고, 늘어가는 목공 살림살이를 넣을 창고도 손수 만드는 남편 이러다 진짜 집도 짓겠어요.
옛집에서 나온 보물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습니다. 땡볕에서 심폐소생술 하는 느낌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행복입니다. 그나저나 방문이 6개나 있는데 이걸 어디다 써야 할지 우선 깨끗하게 보관하는 걸로
화단과 옛집에서 쓰던 여물통에 꽃을 한가득 심으며 봄을 맞이합니다. 쌈 채소도 옆에서 무럭무럭 자라요. 주말주택이라 물을 자주 줄 수가 없어 키우기 쉬운 꽃들만 성공했어요. 개인적으로 생초보자에게 가장 고마웠던 꽃들은 메리골드, 백일홍, 천일홍이에요.
사실 로즈메리나 라벤더 같은 허브류를 잔뜩 심었지만, 보기 좋게 몽땅 실패했어요. 작년에 시험 삼아 가을 구근으로 수선화를 심었는데 올봄에 개화에 성공을 했지요. 이번 가을엔 튤립을 잔뜩 심었어요. 벌써 내년 봄이 기대됩니다. 나만의 에버랜드를 기대하며!
인지당의 여름
시고르워터파크 개장입니다!! 카카오 친구들과 풍덩 지하수는 정말 시원하죠! 5도 2촌을 시작하고는 그 좋아했던 여행도 바다도 안 가게 되는 것 같아요. 튜브에 둥둥 떠서 맥주 한잔하며 구름멍을 하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습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싱그러운 밤 이때가 참 좋아요.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그때 고기파티하기 젤 좋은 계절입니다.
인지당의 가을
감나무에 월하감이 주렁주렁하고, 처음 심어 본 그라스인 퍼플폴이 풍성한 게 온통 가을 가을 하네요 인스타 감성 뿜뿜한 이 장소와 시그니처 빨간 벤치를 아주 애정 합니다.
남편이 손수 만든 가마솥 아궁이입니다. 가마솥에 물을 팔팔 끓여 아랫집 할머님이 주신 시래기를 데치기도 하고, 여름엔 닭백숙도 해먹고 잔불에 고구마도 구워 먹고 시골살이의 로망을 실현 중입니다.
사실 가마솥은 길들이기부터 관리가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게다가 매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해서 전 가마솥이 좀 어렵더라고요. 해서 시골에서 젤 많이들 쓰시는 알루미늄 솥을 쓰고 있어요.
인지당의 겨울
우리가 아끼는 감나무가 춥지 않게 겨울옷을 입혀주고, 남편이 만든 파고라가 추운 바람을 막아주는 포차로 변신하면 인지당은 이제 겨울 모드예요. 집에 나무가 있다는 건 참 커다란 축복인 것 같아요. 폐가인 상태로 만났던 때 간신히 버티고 있는 듯 보이던 감나무는 이제 우리 집의 보물이 되었지요.
추위로 감나무의 안부가 걱정이 되어간다면 이제 겨울 준비를 해야 할 때랍니다. 매년 보양제로 감아주다가 올해는 좀 특별한 옷을 입혀주었어요. 역시 옷이 날개라더니 더 스페셜한 감나무가 된 듯해요.
화롯가에 둘러앉아 도란도란의 요즘 버전은 화이어 핏인듯요. 어스름해지는 저녁 무렵부터는 이제 불멍타임이지요.
주택 살이 로망이었던 현관문에 리스를 걸고, 올여름에 심은 크리스마스 나무인 코니카에 태양열 전구를 달면 이제 함박눈을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죠
마치며
누군가가 이미 다 지어 놓은 획일적인 집을 구매해서 살아왔던 게 평생 익숙했는데 나의 선택, 의지, 생각, 가치관이 모두 반영된 작지만 의미 있는 우리 집 집을 지어 보고 많은 것이 달라졌음을 느껴요.
‘집을 지으면서 10년은 늙은 듯하다’라고 많이들 말씀하시지요. 물론 고민을 많이 하고 신경 쓸 게 너무 많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전 인지당을 지으며 10년은 현명해진 듯합니다. 도시와 시골의 이중생활을 하며 모던 하우스와 한옥생활을 듀얼로 하고 있는 신기한 체험을 하는 듯해요.
버려진 폐가에 오랫동안 꺼져 있던 화롯가 불씨를 살려 옹기종기 둘러앉아 예쁘게 살고 있는 우리의 생활이 궁금하시다면 인지당(@injidang)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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