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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으로 불리는 주요 기술주들의 반등에 힘입어 연초 부진을 털고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 대표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우상향 곡선을 그린 가운데, 최근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도 8만원 대를 향해 다시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6.90포인트(0.58%) 오른 37,683.0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6.30포인트(1.41%) 상승한 4,763.54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19.70포인트(2.20%) 뛴 14,843.77로 장을 마감했다.
개장 초부터 다우에 편입된 보잉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다우지수를 끌어내렸으나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기술주가 반등하면서 주가가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보잉의 주가는 최근 이륙 직후 여객기 동체에 구멍이 난 737 맥스9 기종의 운항 금지 소식에 8% 이상 하락했다.
애플 주가는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오는 2월 2일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2% 이상 올랐다. 애플은 6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에버코어ISI는 급락한 애플을 저점 매수할 때라고 조언했다.
6.43% 오른 엔비디아 주가도 522.53달러로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기술주의 반등을 이끌었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24’의 핵심 주제인 온디바이스(On-Device) 인공지능(AI)’ 흐름에 맞춰 가정과 사무실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 3종을 이날 공개했다. 여기에 엔비디아는 대형 제약사 암젠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신약 발견을 위한 자체 생성 AI 플랫폼을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 엔비디아가 중국용 반도체 칩의 대량 생산을 오는 2분기부터 시작할 계획이란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애플과 엔비디아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1.89%), 메타플랫폼(1.91%), 테슬라(1.25%), 아마존(2.66%), 알파벳(3.11%) 등 주요 7개 빅테크 종목인 ‘매그니피센트 7’은 모두 이날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투자자들은 12월 물가 지표와 주 후반부터 본격 시작되는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 등을 주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2월 CPI가 전달보다 0.2%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3%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달의 0.1% 상승과 3.1% 상승에 비해 오름폭이 강화된 것이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달보다 0.2% 올라 전달의 0.3%에서 둔화하고, 전년 대비로는 3.8% 올라 전달의 4.0%에서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혼재된 물가 지표는 유가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추세적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경우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인하 시기와 속도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집계하는 소비자들의 미래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반영하는 장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연은의 작년 12월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로 2021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3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2.6%로, 전월치인 3%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국채금리는 11일 발표되는 12월 CPI를 앞두고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졌으나 최근 들어 이러한 기대가 과도하다는 우려도 강화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12월 CPI를 통해 이러한 기대가 충족될지 확인하고 갈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4%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1주일 전에 90%까지 올랐던 데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최근의 하락세와 금리 하락이 투자자들에게 시장에 진입할 자신감을 줬다고 말했다.
LPL파이낸셜의 애덤 턴퀴스트 수석 전략가는 지금은 “같은 위험을 가진 (작년과) 같은 강세장이다”며 “지난주의 (주가) 하락은 이날 10년물 금리의 하락과 함께 투자자들에게 기술주에 진입할 충분한 자신감을 줬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간단히 말해, 주식이 과매수됐고, 금리는 과매도됐다”며 “이제 양방향으로 약간 반등할 핑곗거리가 있으며, 현 시점에서는 크게 우려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시선은 엔비디아 등 미 증시 내 대표 반도체주가 상승세를 탄 것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등 대표 반도체 종목이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8% 급등한 4062.28을 기록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물론 AMD(5.48%), 브로드컴(2.44%), 인텔(3.33%), 마이크론(1.80%), 퀄컴(1.68%), 텍사스인스트루먼트(2.08%) 등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30개 전 종목이 상승 마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주요 반도체 종목들은 미 증시 기술주, 그중에서도 반도체 관련 종목 주가의 향방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9일 증시에선 상승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9일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잠정 실적도 주가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6천402억원과 6천685억원에 그친 1분기와 2분기는 물론 2조4천335억원을 기록한 3분기 실적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과잉 재고가 소진되면서 주력인 반도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분기 영업손실은 작년 1∼3분기의 분기별 3조∼4조원대에서 4분기에 1조∼2조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