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민간투자가 감소하는데 공공투자가 이를 얼마나 잘 묶어주는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 올해 건설 투자와 전문건설업 경기는 지난해에 비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전문건설협회가 9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진행한 ‘2024 신년 특강’에서 “향후 건설경기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특강은 올해 건설경기를 전망하고 향후 장·단기적 성장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4년 건설경기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올해 건설경기를 좌우할 3대 요인으로 △금융시장 여건 개선 가능성 △인플레이션 안정화 △선행지표 급감의 파급효과를 꼽았다.
그는 “연일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대한 기사들이 나와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돼 있다”면서도 “하반기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 금융시장 여건은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선 “2021년에 전체적으로 자재 가격이 27% 가량 올랐고 2022년에도 약 7% 올랐다”며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인해 지금 굉장히 공사비가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작년과 비교하면 이미 인플레이션이 진정 국면에 들어가 있다. 이런 추세들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적인 공사비 상승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선행지표 악화와 관련해선 정부 역할을 강조했다. 박 실장은 “악화된 선행지표가 어떻게 현실에서 나타날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민간 투자가 감소하는데 공공 투자가 이를 얼마나 잘 묶어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의 경우 공공투자보다 민간투자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 것과 달리 올해는 민간투자가 위축된 만큼 정부의 지원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건설수주, 건축허가는 물론 동행지표로 볼 수 있는 착공, 분양 등 모든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건설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고 허가 25.9% 착공 40.4%, 분양 53.7% 각각 급감했다.
아울러 올해 건설투자는 지난해 대비 2.4% 줄어든 257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2022년 이후 부진했던 건설 선행지표의 시차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금융시장 불안, 생산요소 수급 차질 등 부정적 요인이 부각될 경우 건설경기 침체는 심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특강 이후 진행된 신년 인사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올해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은 지난해보다 1조4000억원 늘어난 26조4000억원”이라며 “이를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집행해 건설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산업의 새로운 기회가 되도록 국가 첨단 산업단지 조성과 주택 공급 확대, 재개발, 재건축의 활성화 등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