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2023학년도 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23번 지문이 ‘일타강사’의 모의고사 지문과 유사하다는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EBS 수능 교재 감수본에도 실린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지문이 메가스터디 소속 영어강사 A씨의 모의고사 문제집과 EBS 교재 감수본에 실린 배경 등을 감사 중이다.
앞서 A씨의 문제집은 2022년 9월에 출간됐으며 2023학년도 수능은 같은해 11월 17일 치러졌다. EBS 수능 교재 감수본의 경우 같은 해 하반기에 집필됐다.
논란이 된 지문은 미국 법학자이자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캐스 선스타인이 2020년 출간한 저서 ‘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됐다. 지문을 읽고 주제로 적절한 정답을 고르는 3점짜리 문제다. ‘투 머치 인포메이션’은 당시 한국에서 출판되지 않았다.
수능이 끝난 당시인 2022년 11월부터 수험생들 사이에서 해당 지문이 A씨의 문제집 속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수능 직후부터 닷새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접수한 이의 신청 총 660여 건 가운데 100여 건이 23번 문항에 집중될 정도였다.
하지만 평가원은 영어 23번 문항에 대한 이의 제기에 관해 문제·정답 오류에 대한 이의 신청이 아니라며 심사 대상으로 올리지도 않았다. 평가원은 “특정 강사의 사설 모의고사 문항과 지문의 출처가 동일하지만, 문항 유형이나 선택지 구성 등이 다르다”고 밝히면서 지문이 겹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선을 그었다.
즉 사설 모의고사 문항은 어휘 뜻을 묻는 문항으로, 수능 문항과 문제 유형이 다르다는 것이다. 다만 수능 문제를 출제하는 과정에서 시중에 판매된 문제집은 미리 확인하지만, 강사들이 개별적으로 강의 시간에 제공한 문제는 확인이 어려워 검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교육부가 운영한 ‘사교육 카르텔 신고 센터’에 똑같은 문제가 다시 제기되자, 교육부는 입장을 바꿔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감사원도 교육부와 평가원이 해당 논란을 인지하고도 뒤늦게 조치한 이유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