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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싸움 한 번 하면 ‘이것’ 네 번 해야 해야 관계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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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잘못했는데 네 번을 사과해야 한다고?

인간관계는 쉽지 않다. 좋은 관계였는데 다툼 한 번으로 마음이 상하고 관계가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한 번 깨진 관계를 다시 되살리기도 어렵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 말에서 감정을 표현하 는 말들을 살펴보면 7 대 3 정도로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가 긍정적인 감정어보다 많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인간은 부정적인 사건이나 정서를 더 강하게 경험하고 오래 기억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비판은 두고두고 생각나는데 어떤 이의 칭찬은 쉽게 잊히고, 나를 째려 보는 얼굴은 잘 찾아내지만 나에게 미소 짓는 얼굴은 흘려보내기 쉽다. 액수가 똑같아도 이익의 기쁨보다 손실의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

이렇게 부정적인 사건이나 정서가 우리에게 더 강력하게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 ’이라고 한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보편적 현상이다.

아주 먼 옛날로 거 슬러 올라가면 인류의 조상은 사냥을 했지만 사냥감이 되기도 쉬웠다. 전체 먹이사슬에서 잘해야 중간쯤 갔을 것이다. 그런 상황 에서 어떤 자극이나 상황을 좋은 쪽보다는 안 좋은 쪽으로 판단하 려는 ‘부정성 편향’은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인간 자신을 보호하는 생존전략이 될 수 있었다.

오늘날 맹수들의 위협은 사라졌어도 인간의 뇌는 부정성 편향을 지닌 옛날의 뇌 그대로다. 이런 특성 탓에 우리는 유쾌한 감정은 주의를 잘 기울이지 않고 흘려보내는 데 비해 불쾌한 감정에는 주의를 기울이고 오래 기억한다. 그렇기에 불쾌한 감정은 유쾌한 감정에 비해 떨쳐내기 힘들고 오래간다.

심리학자 랜디 라슨Randy Larsen은 긍정적 감정에 비해 부정적 감정의 강도가 세 배가량 높 다고 보았다. 이런 부정성 편향을 바탕으로 하는 심리 법칙이 ‘4의 법칙rule of four ’이다.‘나쁜 일 한 가지의 강한 영향력을 상쇄하려면 좋은 일 네 가지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법칙은 인간관계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예를 들어 부부가 말다툼을 한 번 하고 나면 다정한 대화를 네 번은 나눠야 관계가 회복된다는 얘기다.

여러분은 혹시 이런 경험이 있는가?

당신이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말이나 행동을 했다. 그걸 알아차린 당신은 충분히 사과하고 상대에게 잘해주었다. 당신은 분명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상대의 마음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이럴 때 당신은 어떤 마음이 들겠는가? 상대가 이해되지 않고,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화가 날지도 모른다.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 ‘내가 이 이상 뭘 어떻게 해줘야 해?’ 이쯤 되면 도리어 사과하기 전보다 사이가 더 나빠지기도 한다.

여기서 인간이 보편적으로 가진 ‘부정성 편향’과 더불어 4의 법칙을 떠올려보자. 그러고 나면 자신이 상대에게 저지른 잘못 하나를 사과 한 번이나 좋은 일 한 번으로 이른바 ‘퉁치기’가 쉽지 않 아 보인다. 내가 저지른 잘못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 어 4의 법칙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당신은 상대에게 한 번 잘못하 면 네 번은 사과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자녀에게 한 번 호되게 야단을 쳤다면 네 번은 부모로서 애정을 표현하거나 칭찬해줄 필요가 있다. 어렵지만 어쩌겠는가.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려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반면에 기껏 이뤄 놓은 좋은 관계가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관계는 깨질 수 있다. 뼛속 깊이 사회적 존재인 인간이 관계에서 받는 상처에 특히 예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든 관계가 무너지면 우리는 걷잡을 수 없이 허탈감과 무력감에 빠져든다. 그리고 이런 일이 거듭되기라도 하면 점점 ‘거리 두는 관계’를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인간의 부정성 편향을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있다면 상대를 예민하다고 비난하거나 관계에 거리를 두기보다는 상대를 좀 더 이해하고 마음을 풀도록 노력할 여지가 생길 것이다.

우리 관계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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