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통증은 ‘어르신 질병’으로 생각하기 쉽다. 텔레비전 드라마나 광고에 무릎으로 고통을 겪는 노인들이 자주 등장하는 탓이다. 젊을 때 제대로 건사하지 않아 노년기에 무릎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다. 그래서 부모의 무릎 치료를 돕는 것이 자식들의 큰 효도로 인식될 정도다.
그러나 무릎 통증은 젊은이들에게도 많이 생긴다. 나이에 관계없이 찾아오는 고통이다. 스키, 스노우 보딩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다가 다치는 젊은 환자들이 많다. 등산을 꾸준히 다니는 중·장년층도 무릎 부상을 흔하게 입는다.
꼭 스키 등이 아니더라도 추운 날씨에 긴장이 덜 풀린 신체 상태로 스포츠를 즐기다가 부상이 생긴다. 오래 걷거나 서 있는 일을 하는 경우, 심지어는 지나치게 오래 앉아있는 일을 하는 경우에도 무릎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다양한 문제가 무릎 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무릎 통증에는 휴식 등 가벼운 자가 관리로 다스려지는 질환들이 있는 반면,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질환들도 있다. 무릎에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대표적 ‘어르신 질병’인 퇴행성관절염을 비롯한 여러 가지 관절염들이 있다.
1. 골관절염: 퇴행성관절염이라고도 한다. 가장 흔한 형태의 관절염. 나이가 들고 충격이
쌓이면 무릎 연골이 손상되거나 닳아서 뼈를 보호하는 제 역할을 못 하게 된다. 이런 퇴행성 변화가 생기면서 뼈와 주변에 염증 등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2. 류머티스 관절염: 외부로부터 몸을 지켜야 하는 면역체계가 오히려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 중 하나다. 관절 변형이 올 수도 있는 만성질환. 무릎 외의 다른 관절이나 장기에도 영향을 주는 전신질환의 성격을 보일 수 있다.
3. 통풍과 가성통풍: 요산 결정이나 칼슘 결정이 관절에 쌓이면서 나타나는 질환. 갑자기 발생하는 심한 통증이 특징이다.
4. 화농성관절염: 세균 감염으로 인한 관절염. 부기와 고열 등을 동반한다. 무릎에 심한 손상과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빠르고 적절한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다.
관절염 외에도 관절을 많이 사용하거나 부상당해서 발생하는 다른 질환들도 있다.
1. 인대 손상: 전후방 십자인대, 내외측 측부인대 등의 인대 손상은 축구, 농구, 스키 등 방향전환이나 점프 후 착지가 많은 스포츠에서 특히 흔하다. 심한 경우 가벼운 동작에도 관절이 꺾이거나 흔들리는 불안정성을 일으킨다. 퇴행성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2. 골절: 슬개골(무릎 앞쪽을 덮는 뼈)의 골절이 부딪히거나 넘어지면서 흔히 발생한다. 다치는 부위에 따라 허벅지 뼈나 정강이뼈, 종아리뼈의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3. 반월판 손상: 반월판은 십자인대와 비슷하게 방향전환을 하다가 다칠 수 있는 연골판을 말한다. 손상 정도에 따라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질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들이 있다.
4. 슬개골 건염, 햄스트링 건염: 운동량이 많거나 갑작스러운 동작을 취하다가 부상을 당하면서 무릎 주변의 힘줄에 염증(건염 또는 힘줄염)이 발생할 수 있다. 달리기, 자전거 타기, 스키, 농구, 배구 등의 스포츠에서 흔히 발생한다.
5. 무릎 점액낭염: 관절과 근육, 힘줄 등 조직들 사이에는 완충제 역할을 하는 점액낭이라고 하는 작은 물주머니들이 있다. 무릎을 많이 꿇거나 운동하다 상처가 생기면 이 곳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그러면 갑작스럽게 통증이 오고 부어오른다.
6. 연골연화증(슬개대퇴통증증후군): 무릎 앞의 슬개골과 무릎이 만나는 곳이나 그 주변으로 통증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젊은 사람들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적절치 못 한 슬개골의 움직임이 반복되거나, 무릎을 오래 구부리고 있는 경우 등에서 발생한다.
7. 장경인대증후군: 허벅지 외측 전반에 걸쳐 장경인대라는 띠 조직이 있다. 무릎 바깥쪽의 뼈 위를 지나간다.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이 과할 경우 무릎 바깥쪽 뼈와 장경인대가 만나는 부위에 통증이 일어난다.
무릎에 생기는 병이 이렇게 많은가? 놀랄 것이다. 이처럼 무릎 통증은 다양한 모습으로 남녀노소 상관없이 생기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아래에 해당한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무릎의 상태가 더 나빠지거나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1. 체중을 싣기가 어려운 통증
2. 불안정하거나 힘이 빠지는 느낌
3. 붓거나 화끈거리는 열감
4. 움직임의 범위가 줄어듦
5. 관절 변형이 생긴 경우
6. 부상 이후 발생한 심한 통증
2편에서는 무릎 통증의 예방과 관리에 대해 설명하겠다.
‘Dr. SON의 슬기로운 재활치료’필자인 손영석 왕십리본정형외과 원장은 재활의학과 전문의로 현재 삼성서울병원 성균관대학교 재활의학과 외래교수이다. 마이데일리에 격주로 건강칼럼을 연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