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콘텐츠 총괄 국장이 OTT 산업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머니그라피’ 갈무리]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야구는 유료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티빙 콘텐츠 총괄 국장)
티빙이 KBO 리그 중계권을 따낸 가운데, 앞으로 야구도 돈을 내고 봐야 하는지 팬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티빙 콘텐츠 총괄 국장이 과거 유튜브에 출연해 언급한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CJ ENM)은 전날 2024~2026 KBO 리그 유·무선(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로 선정되면 KBO리그 경기와 주요 행사의 국내 유무선 생중계·하이라이트 등 VOD 스트리밍 권리 및 재판매 사업권을 갖게 된다.
이번 입찰에서 티빙은 연간 약 400억원가량의 거액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전 입찰자인 포털·통신 컨소시엄(네이버·다음·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이 2019년부터 5년간 1100억원을 지불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증가한 액수다.
롯데 선수들이 지난달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5-3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13년 만에 8연승을 기록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
소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향후 유료화 여부다. 티빙이 유료 플랫폼인 만큼 스포츠팬들 사이에선 축구에 이어 야구 역시 돈을 내고 봐야 하는 것인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에 KBO를 중계해온 네이버, SK텔레콤 ‘에이닷’, LG유플러스 ‘스포키’ 등은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업계에서는 쿠팡플레이와 달리 KBO 유료화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쿠팡플레이는 쿠팡 와우회원이 무료배송, 로켓배송 등의 혜택과 함께 이용할 수 있어 이용자 체감상 ‘유료’라는 인식이 덜하기 때문이다. 또한, K리그 대비 KBO의 팬층이 두터운 만큼 유료화 시 반발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과거 티빙 콘텐츠 총괄 국장의 발언도 무료 기대감을 키운다. 콘텐츠 총괄 국장은 두 달 전 공개된 유튜브 채널 ‘머니그라피’에서 “야구 같은 경우에는 명확하게 유료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은 단순 유료 가입자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부가서비스 형태인 쿠팡플레이였고, K리그였기에 중계 유료화가 성공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해당 영상은 현재 비공개 처리돼있다.
티빙은 유료화 여부에 대해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티빙 측은 “유튜브 촬영이 지난 가을에 이뤄져 현재 상황과 차이가 있고 공식 입장도 아니다”라며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협상을 시작하는 단계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양시권 티빙 콘텐츠 총괄 국장이 OTT 산업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머니그라피’ 갈무리] |
한편,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이 스포츠 콘텐츠에 힘을 싣는 것은 인기 스포츠가 월간 이용자수(MAU)를 늘릴 수 있는 검증된 방법이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는 K리그를 시작으로 뉴미디어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이용자를 빠르게 늘여왔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쿠팡플레이는 티빙 MAU를 제치고 OTT 2위로 올라섰다. 지난 12월 쿠팡플레이의 MAU는 664만명으로 티빙(521만명)을 제쳤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축구 중계를 통해 2030 남성 이용자 유입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야구는 전국민적 스포츠이고 지상파 중계가 이뤄지다 보니 유료화에 대한 반감이 크다. 이 때문에 쿠팡도 KBO 중계권에 관심을 갖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