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급변하는 환경 규제 속 친환경 선박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유명 유튜버와 제작한 ‘배 만들기 영상 콘텐츠’를 선보였다. 해진공은 “친환경 선박에 대해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혀 현실감 있는 영상에 관심이 쏠린다.
해진공은 최근 국내 최초 3D(입체) 아티스트이자 유튜버 사나고(Sanago)와 협업해 이런 내용을 담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했다. 사나고는 원하는 모형과 오브젝트를 만들어내는 장인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는 지난달 ‘3D펜으로 배 만들기’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는데, 여기에서는 대형 외항선을 0.1888%(500분의 1)의 크기로 제작하는 장면이 나온다.
해진공은 친환경 선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했다. 현재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우리나라도 친환경 선박 확보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에게는 친숙하게 알려지기 어려운 주제인 터라 해진공은 영상을 제작한 것이다.
영상에서 사나고가 제작하는 ‘외항선 HL ECO호’는 국적선사 에이치라인해운이 보유한 현존 선박으로, 인수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길이로 주목을 받았다. 이 선박은 LNG(액화천연가스) 연료를 사용하는 추진 벌크선인 만큼 벙커유 선박보다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을 각각 99%, 85% 줄였다고 한다.
지난 2018년 ‘친환경 LNG 추진선박 발주를 위한 업무협약’을 통해 HL ECO호와 인연을 맺은 해진공은 상생 협력을 통한 신규 동반성장 모델을 제시했다. 사나고는 외항선 도면을 바탕으로 갑판부터 제작하다 실패를 경험하고 갑판을 제작하기 위한 최적의 대안을 찾았다. 그는 내레이션을 통해 “이렇게 더 나은 대안을 찾듯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맞춰 대형 선박들도 친환경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갑판 제작 후 기초 뼈대와 중간 뼈대들을 만들어주고, 구멍 난 곳이 없을 때까지 채워주는 작업을 했다. 면을 채운 곳은 고속 그라인더로 빠르게 면을 마찰시켜 다듬고 실제 배를 물에 띄워 움직이게 하기 위해 아랫부분을 열어 추진기·조종타·모터 등과 같은 장치를 넣었다.
이후 물이 새지 않게 내부를 열어 방수처리하고 2시간가량 건조한 뒤 뚜껑을 닫고 끝으로 실제 외항성의 이미지를 가지고 비슷하게 배를 꾸며주는 작업을 했다. 이는 실제 존재하는 선박을 만드는 작업과 일치하다.
이 영상은 업로드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조회 수 52만회를 기록했고, 좋아요 1만3000개를 얻었다. 댓글 역시 1000여개 가량 달려 도면과 3D펜을 가지고 현실감 있게 제작했다는 네티즌들의 평가에 힘을 더했다.
특히 댓글 절반가량은 해운 분야의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대한 현직 해운, 항만 종사자들의 감사의 말이 담겼다. 한 시청자는 “해운이라는 분야가 타 분야에 비해 다소 관심도가 낮다고 생각돼 아쉬운 상황에서 해양수산 분야에 공사가 적극 나서줘 감사하다”고 적었다.
추가 영상을 제작해 달라는 목소리도 줄을 잇고 있다. 해진공은 이번 영상 외에도 지식해적단 ‘세계최대 화물선이 한국거라고?’, 빠니보틀 ‘부산에서 화물선 타고 일본가기’, 일사에프 ’바닷길이 막히면 벌어지는 일’ 등을 선보이며 우리나라 해운항만물류를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들 영상의 조회수를 합치면 300만회가 넘는다.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주요 사업인 해양금융뿐만 아니라 해운항만물류업과 관련된 분야의 대국민 홍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효과적인 홍보를 위한 시도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선박금융 사업 규모를 확대해 국적선사의 친환경 선박 도입이 촉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특히 친환경 선박 연료유 보급을 위해 친환경 연료유 벙커링 선박 신조 금융 지원과 항만 벙커링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보증 금융 사업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