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관 기업 81곳 중 18곳 혁신상 수상…역대 최대규모로 조성
지난 9일 오전(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유레카파크(Tech West)’ 전시장은 몰려든 관람객들로 들썩거렸다. 서울 소재 스타트업들이 주축이 된 ‘서울관’이 조성된 만큼 현장에서 직접 혁신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해보고 설명을 듣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UAM(도심항공교통) 통합관제 및 모빌리티 배송 전문기업으로 올해 CES 혁신상을 수상한 ‘파블로항공’이 내놓은 아트쇼 전용 드론이 눈길을 끌었다. 드론에 더해 불꽃·LED(발광다이오드) 등 멀티미디어 요소를 결합한 신개념 ‘드론아트쇼’로 선보이며 단숨에 화제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315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파블로항공은 국내 최초로 ‘군집비행’ 기술을 개발해 100대를 한꺼번에 띄우는 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파블로항공 관계자는 “올해 서울 뚝섬에서 열린 한강 드론쇼를 선보였다”며 “LED뿐만 아니라 위에 화약을 달아 불꽃쇼도 가능하게 만든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드론배송, 자율주행 택시와 연계한 관제시스템 개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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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그룹 등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81개 서울 스타트업 총출동..CES 혁신상 18개 업체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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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혁신상 수상기업인 ‘휴로틱스’는 재활 및 전문 운동선수 대상 하반신 근력 강화 로봇수트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장에선 환자, 일반인, 운동선수를 위한 로봇 수트 3종이 소개됐다. 휴로틱스 관계자는 “기존 웨어러블 로봇을 고도화해 동작센서 및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선수들의 근력을 강화하고 보행보조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혁신상을 받은 양자통신 전문 연구·개발업체 ‘큐심플러스’도 시선이 쏠렸다. 양자통신은 미래산업의 게임체인저로 손꼽히는 양자기술(양자컴퓨팅·양자통신·양자센싱) 중 하나로,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이 기술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이론적으로 절대 보안 달성이 가능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올해 CES 서울관엔 이들 업체를 비롯해 △인공지능(AI) 무인 투명 패트병 분쇄기를 개발한 ‘그레이트퍼즐’ △소프트웨어 양자 컴퓨팅 가속기를 탑재한 컴퓨터를 만든 ‘에스큐케이’ △생체 신호를 수집·분석해 원격 진료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진단을 제공하는 ‘자이메드’ 등 총 81개의 스타트업이 들어섰다. 8개 대학과 5개 공공기관도 협력 기관으로 나섰다.
200평 규모 역대 최대..서울시 투자유치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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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2020년 20개 기업과 함께 CES에 처음 참가한 후 ‘서울관’을 통해 혁신기업 투자유치와 세일즈를 지원해왔다. 참가기업 수는 △2020년 20개 △2021년 15개 △2022년 25개 △2023년 66개 등이었으며 혁신상을 수상한 업체들도 △2021년 2개 △2022년 6개 △2023년 17개 등으로 증가세를 보여왔다.
특히 올해 서울관은 역대 최대 규모인 총 670㎡(약 200평)로 조성됐다. 지난해 말 처음으로 발표한 서울색 ‘스카이코랄’을 적용해 통일감 있게 부스를 꾸미는 시도도 했다. 개관식에서 이뤄진 혁신 트리 점등식은 ‘서울시가 뿌린 씨앗(스타트업), 혁신 트리(글로벌 기업)로 성장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날 오전 열린 서울관 개관식엔 게리 샤피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회장도 배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개관식에서 “지난해 CES에 참여한 기업 중 혁신상을 받은 기업을 조사해보니 한 해 동안 356억원의 투자유치를 받았다”며 “이외에도 해외 진출 기회를 여러 번 가져 고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오세훈 “규제 장벽 없앨 수 있도록 적극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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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이날 서울관에 들어선 혁신기업 부스를 직접 둘러봤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인 ‘자이메드(XAIMED)’ 부스에선 생체신호를 측정하기도 했다. 자이메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안저 촬영만으로도 동맥경화 위험도를 진단해주는 제품과 하나의 기기로 심전도계, 체온계, 혈압계 등 여러 생체 신호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 가능한 제품을 선보였다.
이어 오후엔 CES 혁신상을 수상한 기업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진출 및 사업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현장에선 법과 규제 등으로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기술 개발 및 사업추진에 한계가 있다던가, 행정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야기 등이 나왔다.
오 시장은 “신산업, 신기술 창업 현장에서 기업가 정신을 꺾는 규제 장벽을 없앨 수 있도록 서울시 차원의 지원은 확대하고, 중앙정부가 풀어줘야 하는 부분에 대해선 서울시가 전달 플랫폼이 돼 적극 건의하겠다”면서 “연구개발, 테스트베드, 사업화, 창업공간 등 힘닿는대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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