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수원 심혜진 기자] “너무 득점을 내고 싶었는데 못 내는게 열받아서 어떻게든 잡았죠”
현대건설은 10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와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무려 142분이 넘는 혈투였다. 승리는 현대건설이었다. 마지막 집중력이 좋았다. 특히 5세트 양효진의 하드캐리가 있었다. 5세트에서만 7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양효진은 블로킹 4개를 포함해 팀 최다인 25점(공격성공률 52.50%)의 맹활약을 펼쳤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17승 5패(승점52)가 되면서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경기 후 양효진은 “풀세트 경기였고, 랠리도 굉장히 많았다. GS칼텍스도 기세가 좋았고 공격적이라 당황했지만 끝까지 집중을 잘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늘 경기는 모든 선수들이 다 같이 하는 느낌이 들었다. 박진감 속에서 각자 역할을 해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경기 몰입도가 더 강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5세트 14-14 듀스에서 양효진이 오세연의 공격을 잡아낸 것이 경기 하이라이트였다. 그는 “너무 득점을 내고 싶었는데 못 내는게 열받아서 잡았다. 어떻게 해서든 득점을 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V-리그 여자부 현역 미들블로커 최고 베테랑 중 한 명으로 활약하는 양효진은 이날 대기록도 썼다. 개인 통산 5500득점의 금자탑(총 5505점)을 쌓았다. 여자부 최초다.
대기록에 대해서는 “이전 경기에선 또 1500개 블로킹 기록을 세웠다. 공격에서 계속 득점을 가져가고 있는데, 뭔가 최초로 쌓아가는 기록들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000득점을 할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어우, 그러려면 다시 20살로 돌아가야 한다”고 껄껄 웃은 뒤 “이제는 득점과는 상관없이 이제는 좀 우승을 하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양효진의 말대로 현대건설은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2019~2020시즌과 2021~2022시즌 두 차례나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불운에 울었다. 코로나19의 창궐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챔피언결정전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반쪽짜리 우승이었다. 2022~2023시즌에는 흥국생명에게 1위 자리를 내줬고, 한국도로공사와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로 탈락했다.
올 시즌엔 코로나19도 없고, 리그 조기 종료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지금처럼만 순항한다면 정규리그 1위, 통합 우승도 노려볼만 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도 우승에 있어서 가장 큰 라이벌은 김연경의 흥국생명이다.
양효진은 ”흥국생명은 (김)연경 언니를 필두로 조직력을 비롯해 모든 면이 좋다. 강팀이다”라며 “힘을 빼야 한다. 남은 경기에서 1위를 확정 지으려는 욕심을 내면 움직임이 경직될 수 있다. 열정은 가지되, 욕심은 버려야 한다. 공 하나만 보고, 한 게임만 보고,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현대건설에는 끈끈한 팀워크가 있다. 양효진은 “우리 팀은 정말 팀워크가 좋다. 선수들과 소통이 정말 잘 된다. 믿고 할 수 있다는 느낌이 있다”고 신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