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 직구 위주로 던지는, 그런…”
KBO리그에 문동주(21, 한화 이글스) 시대가 활짝 열릴 조짐이다. 문동주는 2023시즌 23경기서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로 데뷔 2년만에 선발투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에는 한화 토종에이스로 발돋움하며 KBO리그 최고투수 반열에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강력한 전조가 있었다.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이다.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슈퍼라운드와 결승, APBC 호주전 등 무게감 있는 경기서 좋은 투구를 선보이며 큰 무대에서 주눅들지 않는 강심장이란 걸 입증했다. 본인의 야구 스펙트럼이 넓어진 시간이기도 했다.
그런데 현직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 지난 10일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유튜브 김태균[TK52]에 출연, “아직은 어린 투수이며, 직구 위주의 피칭”이라고 했다. 문동주의 현 위치를 정확하게 평가했다.
문동주가 KBO리그에선 지금의 경쟁력으로 전혀 부족함이 없지만, 훗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변화구 경쟁력을 확실하게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카우트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직구가 98~99마일이라도 다 친다. 그러면 확실하게 떨어지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대만과 한국 선수들에겐 그게 통한다”라고 했다.
아시아 타자들은 문동주의 패스트볼을 치려다 변화구에 속을 수 있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다르다. 스카우트는 “한국선수들은 (문동주의)직구를 치기 위해 스윙을 빨리 시작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그렇게 안 해도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선수들이 (문동주의 변화구에) 속는 것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속이라면 각이 좀 더 커야 한다. 그렇게 본다”라고 했다.
한국 타자들은 문동주의 98~99마일 패스트볼을 치기 위해 타격을 빨리 시작해야 하니, 문동주의 변화구에 속는다는 분석이다. 반면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기본적으로 몸의 스피드가 100마일대 패스트볼에 맞춰져 있다. 타격을 빨리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때문에 변화구를 볼 충분한 시간이 있다.
문동주는 98~99마일 패스트볼을 던지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특별한 건 아니다. 그러면 변화구 움직임이 확실히 좋아야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속일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문동주가 보유한 변화구 품질이 그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
김태균 해설위원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했다. “변화구 완성도가 좀 더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문동주는 지금도 훌륭한 커브를 구사한다. 그러나 체인지업 등 좀 더 다양한 무기가 필요하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궁극적으로 좋은 날과 안 좋은 날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어떤 날에는 패스트볼도 제구가 안 되며 고전하기도 했다.
현역 KBO리그 최고투수 안우진(25, 사회복무요원)과의 차이라는 게 대체적 시선이다. 안우진은 패스트볼 못지 않게 주무기 슬라이더의 예리함, 커맨드가 좋다는 평가. 여기에 다양한 구종을 던지고, 구속 조절까지 가능하니 경기운영능력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안우진도 2년차에 2023시즌 문동주처럼 잘 하지 못했다. 또한 문동주도 발전에 대한 의지가 상당하다. APBC 귀국인터뷰 당시 구속도 더 올리고, 변화구도 더 연습해 업그레이드를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이런 자세와 마인드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탁월한 재능에 노력까지. 종착역을 알 수 없는 투수다. 이닝제한이 풀리는 3년차이자 선발투수 2년차. 본격적으로 뻗어 나갈 시기다. 단, 칭찬만 들을 게 아니라 스카우트 등 날카로운 조언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