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전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사령탑 스벤예란 에릭손 감독이 암 투병 중임을 밝혔다.
영국 ’타임스포츠’를 비롯한 현지 다수 매체는 11일(이하 한국시각)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자 올해 75세인 에릭손 감독은 암으로 투병 중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에릭손 감독은 스웨덴 축구선수 출신 감독이다. 1970년대 말부터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다.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자국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컵 우승을 이끌었고, 포르투갈 SL 벤피카에서 프리메이라리가 3회 우승과 유러피언 준우승을 견인했다.
이후 라치오에서 세리에 A와 UEFA 컵위너스컵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리며 명성을 쌓았다. 에릭손 감독은 2001년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잉글랜드 축구 협회는 140년 대표팀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강수를 뒀다.
잉글랜드는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에서 스웨덴, 아르헨티나, 그리고 나이지리아와 함께 F조에 소속됐다. 이 조는 세간에서 ‘죽음의 조’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고, 영국 축구 팬들은 잉글랜드가 16강에 올라갈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에릭손은 나름대로 월드컵에서 선전했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비겼고, 아르헨티나를 1-0으로 제압했으며, 나이지리아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잉글랜드는 1승 2무를 기록하며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고, 16강전 덴마크를 3-0으로 제압하며 8강에 진출했다.
아쉽게 8강전에서 우승팀이었던 브라질을 만나 1-2로 패배했지만, 성공적인 월드컵을 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UEFA 유로 2004에서 8강에서 탈락하며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뒀지만,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팀을 8강에 올려놨다.
2007년 에릭손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의 사령탑 자리에 앉았다. 맨시티 팀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 됐다. 2007-2008시즌 시작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고, 9월 이달의 감독상까지 손에 넣었다.
맨시티는 에릭손 감독 체제에서 시즌을 9위로 마감했다. 1969-1970시즌 이후 가장 높은 승점을 쌓았지만 구단주는 일방적으로 에릭손 감독을 경질했다. 1만 4000여명의 맨시티 팬들의 청원서에도 불구하고 구단주는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맨시티 이후 에릭손 감독은 멕시코 대표팀과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을 지휘한 뒤 레스터 시티, 광저우 푸리, 상하이 상강, 선전 FC에서 감독 커리어를 이어갔다. 2018년에는 필리핀 대표팀을 이끌고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과 같은 조에 속해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0-1로 패배했지만 선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대회가 끝난 뒤 에릭손 감독은 감독직을 사임했다. 이후 스웨덴 IF 칼스타드 포트볼의 단장직을 맡으며 축구인의 삶을 이어갔다.
그러나 에릭손 감독은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지난해 에릭손 감독은 5km 달리기를 하던 와중 뇌졸증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다. 입원 후 정밀 검사 결과 에릭손 감독은 말기 암 판정을 받았다.
유럽 전역에서 에릭손 감독을 위한 메시지가 이어졌다. UEFA와 맨시티, 잉글랜드 대표팀 시절 제자 웨인 루니는 모두 ”우리 모두는 에릭손 감독과 함께한다. 모두가 에릭손 감독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타깝게도 에릭손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년이다. 타임스포츠는 ”의사는 에릭손 감독의 최선의 시나리오로 남은 수명은 1년 정도라는 소견을 내놨다”고 밝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