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화성 유진형 기자] 승패를 떠나 상대 팀 선수에게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조언하는 따뜻한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9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는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IBK 기업은행과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가 열렸고, 한국도로공사가 세트 스코어 3-1(24-26 25-17 25-14 25-17)로 승리했다.
하지만 팀 승리에도 웃지 못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타나차였다. 타나차는 이날 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불안한 리스브로 2세트 초반 전새얀과 교체됐다. 그리고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타나차도 자신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듯 웜업존에서 리시브 훈련을 하며 자세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김종민 감독의 선택은 공격보다 안정감 있는 리시브였고 수비가 좋은 전새얀을 계속해서 기용했다.
전새얀 투입 후 리시브가 안정된 한국도로공사는 부키리치가 양 팀 최다인 35득점을 폭발했고, 배유나도 블로킹 3개를 포함해 21득점하며 IBK기업은행 코트를 폭격했다. 원정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은 서로 포옹하며 매우 기뻐했다. 하지만 타나차는 기뻐하지 않았고 네트 중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타나차를 발견한 IBK기업은행 폰푼도 네트 중앙으로 이동했다.
두 선수는 태국 국가대표 선수로 최근 태국 여자배구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V리그에서 성적은 엇갈리고 있다.
폰푼은 시즌 초반만 해도 V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아시아 최고 세터답게 경기를 치를수록 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적인 세터 출신 김호철 감독도 “차원이 다른 선수다”라며 폰푼의 토스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반면 타나차는 시즌 초반 무섭게 몰아쳤지만 2라운드부터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리시브 불안이다. 리시브 불안이 계속되자 공격에서도 자신감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그랬다.
그래서 타나차는 경기 후 태국 국가대표 동료인 폰푼을 찾았고 고민 상담하는 모습이었다. 자신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폰푼에게 조언을 구하며 길고 긴 부진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폰푼도 성심성의껏 조언하며 동생을 위로했다.
승패를 떠나 오랜만에 태국 동료를 만난 두 선수는 경기 후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며 많이 웃었다.
[경기 후 이야기를 나눈 폰푼과 타나차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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