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부부예능·가족예능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온다. 끝없이 쏟아지는 부부예능 출연자들의 ‘이혼’ 소식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달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을 통해 부부생활을 공개했던 배우 강성연과 재즈 피아니스트 김가온, 밴드 FT아일랜드 최민환과 그룹 라붐 출신 율희 부부의 파경 소식이 전해졌다. 비슷한 시기 티빙 오리지널 ‘결혼과 이혼 사이’에 출연한 티아라 출신 아름, SBS ‘동상이몽2’에 출연한 브랜뉴뮤직 대표 라이머와 방송인 안현모가 이혼을 알렸다.
저마다 다른 사연과 이유를 가지고 있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부부예능’을 통해 두 사람만의 이야기를 세상에 공개했다는 점이었다. 부부예능과 이혼의 상관관계에 대한 뒷말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들의 소식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청자들은 ‘은밀한 사생활을 공개하다보니 갈등까지 밖으로 드러내게 되고, 이것이 더 큰 화를 부른다’고 지적한다. 자극적인 방송 소재가 필요한 예능의 특성상 ‘작은 갈등도 크게 부풀리는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가운데, 역으로 부부의 갈등 상황을 극한까지 드러내는 가상 이혼 예능이 론칭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MBN의 새 예능프로그램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다.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은 ‘결혼 45년 차’ 이혜정-고민환 부부, ‘결혼 10년 차’ 정대세-명서현 부부, ‘결혼 4년 차’ 류담, 신유정 부부가 출연해 ‘가상 이혼’이라는 파격적 설정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리얼한 일상을 공개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세 쌍의 부부는 각자 이혼을 고민하게 된 속내와 ‘가상 이혼’을 통해 겪게 되는 여러 현실적인 상황들을 생생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즉, 부부예능의 우려점이라고 불리는 ‘갈등 표출’을 오히려 전면에 내세웠다는 의미다.
제작진은 “다양한 스타 부부들을 접촉해 사전 미팅을 진행했으며, 이중 세 부부의 이야기를 첫 회에 공개한다. 스타 부부의 ‘가상 이혼’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의 부부와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결혼지침서’ 같은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부부의 상처를 드러낸다는 기획은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가 될까. 아니면 오히려 상처를 곪게 만들까.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의 실험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오는 14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