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솜 기자가 딱딱한 주제의 부동산 관련 뉴스의 이면을 솜소미(촘촘히) 풀어주는 코너입니다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지식산업센터에는 더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지식산업센터는 분양형 호텔 등과 함께 한때 각종 규제를 피할 수 있는 투자 수단으로 꼽히며 인기를 끌었는데요. 지난해 들어선 고금리 장기화로 수요는 줄었는데 공급이 계속되면서 부진한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올해는 다를까요. 대체적으로는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평가입니다.
13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공단이 지식산업센터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20년 4월 1167곳이던 전국 지식산업센터(건축 예정 포함)는 지난달 말 기준 1528곳으로 31% 가량(361곳) 증가했습니다. 현재 공사 중인 사업장은 약 90곳이며 미착공 부지는 300곳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급은 늘었지만 거래량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빅데이터 및 AI 기반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 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매 거래는 860건으로 이전 분기 대비 15%, 전년 동기 대비 16.3% 감소했습니다. 거래금액은 371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 전년 동기 대비 15.7% 줄었습니다.
지난해 3분기 서울의 거래량은 180건으로 전 분기 대비 5.8% 줄었고 거래금액은 1290억원으로 이전 분기 대비 14.1% 감소했습니다.
전국의 지식산업센터 중 48.1%(639개)가 있는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거래량이 이전 분기(614건) 대비 15.6% 감소한 518건으로 확인됐습니다. 거래금액도 직전 분기(2108억원) 대비 8.6% 줄어든 1927억원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용면적당 평당 가격도 전 분기(1472만원)와 비교해 소폭(0.3%) 하락한 1468만원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는 내년까지는 거래량 및 가격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식산업센터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전매 등에 대해서 이점이 있었고 차익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많았다”며 “지가 상승 기대 때문에 들어온 수요자들이 많았는데 그건 금리가 낮을 때만 가능한 이야기다. 실제 시장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엄청 많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금리가 떨어지면 일부 투자 수요가 회복될 수 있겠지만 지금 공급 과잉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 준공된다고 해도 임대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매수하더라도 임대가 안 나갈 가능성이 큰 만큼 가격이나 거래량 회복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부연했습니다.
지식산업센터 자체가 실제 사용 수요가 많아서 흥행했다기보다 규제의 사각지대인 동시에 투자 차익을 얻으려는 투자 수요가 대거 유입돼 잘 됐었다는 평가인데요. 현정권 들어 주택 규제가 대폭 완화되는 상황에서 지식산업센터로 수요가 쏠릴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그나마 서울 내 수요가 몰리는 핵심지역이라면 괜찮겠지만 그 외 지역은 거래 한파가 지속될 전망인데요.
윤 위원은 “지식산업센터는 과거로 치면 아파트형 공장이기 때문에 지을 수 있는 토지가 많지는 않다”며 “특히 서울 시내에서는 부족한 편이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비교적 괜찮을 수 있다. 서울은 오피스가 부족하고 그걸 대체하려는 수요가 있어 적정 수요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도 지역만 해도 다르다. 지식산업센터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공급보다는 작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