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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兩岸·중국과 대만)에게는 운명의 날이 될 수도 있는 대만 총통 선거일인 13일이 드디어 도래했다. 오전 8시(현지 시간 9시)에 대만 전역에서 시작된 투표는 오후 4시 마감될 예정으로 있다. 따라서 유력 세 후보들의 희비를 가를 당락은 빠르면 이날 저녁 무렵 확정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 정가 정보에 정통한 타이베이(臺北) 소식통들의 이날 전언에 따르면 입법위원(국회의원)도 동시에 뽑는 이번 선거의 결과는 이변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초 예상대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승리가 유력할 것이라고 봐야 한다는 말이 된다. 이런 단정적 전망이 가능한 이유는 하나둘이 아니다.
우선 50대 초반의 자영업자 캉샤오칭(康小淸) 씨가 “라이 후보는 단 한번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놓쳐본 적이 없다. 결과도 그렇게 나오는 게 당연할 것”이라고 분석하는 것에서 보듯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65) 후보의 경쟁력이 막판까지 흐트러지지 않은 채 힘을 발휘한 사실을 꼽을 수 있다. 라이 후보가 현직 부총통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있었다는 사실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꽤 도움이 됐다고 해야 한다.
제2 야당인 대만민중당(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65) 후보의 막판 선전도 민진당의 승리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의 선전이 제1 야당인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67) 후보에게 크게 불리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민진당과 라이 후보 입장에서는 본의 아니게 이이제이 상황에서나 볼 법한 긍정적 효과를 거두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국민당과 허우 후보의 인기나 경쟁력이 처음부터 별로였던 현실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막판에는 선전하는 듯했으나 결과적으로 생래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국민당 주요 당직자들이 며칠 전부터 상황이 어렵다는 보고를 속속 받아들고는 정신적인 패닉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은 이로 보면 괜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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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통일’이 숙원인 중국이 판세가 국민당에 유리하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이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한 사실 역시 꼽아야 한다. 재중 대만인들에게 항공료 지원까지 하면서 기울인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만약 예상대로 이번 선거가 ‘대만 독립’을 당강으로 하는 민진당 라이 후보의 승리로 끝날 경우 양안 관계는 상당히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바로 대만해협 주변에서 강력한 무력 시위에 나설 것이라는 점은 누가 봐도 불을 보듯 분명한 사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제 제재까지 가할 경우 대만은 상당한 궁지에 직면할 수 있다. 미국이 선거 후의 양안 관계의 전개 상황을 미리 분석하면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것은 역시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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