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총알탄 사나이가 KIA챔피언스필드에 뜰까.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21)은 작년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태극마크를 달고 도쿄돔을 유감없이 누볐다. 성적을 떠나 김도영 특유의 야구재능이 특별하다는 걸 확인한 시간이었다. 작년 12월엔 미국 팬그래프로부터 향후 메이저리그 도전이 가능한 영건으로 분류됐다.
그런 김도영이 프로 3년차에 가질 법한 가장 간절한 소망은 역시 풀타임 출전 아닐까. 1년차이던 2022년엔 프로 첫 시즌이라 적응이 필요했다. 주전으로 시작했으나 1달만에 백업으로 밀려났고, 시즌 중반 손바닥 부상으로 1달 가깝게 쉬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2년차이던 2023년에도 주전 3루수로 시작했다. 그러나 개막 두 번째 경기만에 중족골 골절로 2개월 이상 쉬다 6월 말에 돌아왔다. 이후 꾸준히 경기에 나섰으나 84경기밖에 뛸 수 없었다. 2년간 187경기 출전에 그쳤다. 등록일수 145일을 넘겨 풀타임으로 인정받았지만, 아쉬움이 남는 2년이었다.
그래도 수치는 강렬했다. 84경기서 340타수 103안타 타율 0.303 7홈런 47타점 72득점 25도루 OPS 0.824 득점권타율 0.312를 기록했다. 특히 84경기서 25개의 도루를 해낸 게 가장 눈에 띄었다. 도루성공률도 86.2%로 굉장히 높았다.
동년배 운동능력 최강자다. 멀리 치는 능력도 가졌지만, 폭발적인 주력도 단연 인상적이었다. 경험이 많지 않아 투수의 습관이나 타이밍을 빼앗아 시도한 도루는 많지 않았다는 평가다. 대신 특유의 동물적 스피드로 상대를 무력화시킨 도루가 다수였다. 순간 스피드만큼은 발 빠르고 도루 좀 한다는 선수들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때문에 김도영이 올해 144경기를 다 뛸 수 있다면, 몇 개의 도루가 가능할지 초미의 관심사다. 우선 김도영은 작년 11월19일 일본과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입은 부상을 치료한지 2개월이 됐다. 재활은 총 4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한 건 사실이다. 출전을 해도 정상 컨디션을 보여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김도영은 작년 84경기서 25도루를 했다. 단순계산상 144경기를 뛰면 42.9도루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그런데 올 시즌 KBO리그는 베이스가 커진다. 후반기부터 피치클락 및 견제구 제한(타자당 2회)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단순계산만으로도 베이스 간의 거리가 줄어들어 도루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피치클락 및 견제구 제한도 주자에게 유리한 조치다. 세 차례 시도해 아웃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주자는 자동 2루 진루. 때문에 사실상 주자는 견제 두 번을 받으면 리드 폭을 대폭 늘릴 게 확실하다. 그래서 투수들은 견제를 사실상 한 타자당 한 차례만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도영도 2년간 쌓은 경험이 있다. 여기에 규정 변화까지 더해지면 단순히 43도루가 아니라 그 이상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21세기 들어 KIA의 한 시즌 최다도루는 2002년 김종국, 2003년 이종범의 50도루였다. 물론 역대 KIA의 한 시즌 최다도루는 1994년 이종범의 84도루다. 현실적으로 김도영은 2002~2003년 김종국 감독과 이종범 추월을 겨냥할 수 있을 듯하다.
물론 도루를 잘 하려면 가장 중요한 건 출루다. 김종국 감독은 김도영이 유인구를 골라내는 능력이 좀 더 좋아져야 한다고 평가한 적이 있었다. 잘 치고 잘 골라내야 도루도 많이 할 수 있다. 김도영은 작년에 방망이를 가슴 부근으로 내린 뒤 타격하는 변화에 잘 적응했지만, 시즌 막판엔 살짝 주춤했다. 발은 슬럼프가 없다. 김도영의 40~50도루 도전에 가장 중요한 건 어쩌면 발이 아닌 방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