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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가 10주년을 맞았다. 10년 동안 40만 관객을 동원한 ‘드라큘라’는 매혹적이고 관능적인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작품은 이번 10주년 기념 공연을 통해 10년이라는 숫자가 주는 힘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브램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를 원작으로 한다. 트란실바니아의 영주 드라큘라는 영국의 토지를 매입하고자 하고, 이 일을 위임받은 젊은 변호사 조나단과 그의 약혼녀 미나는 드라큘라의 초청으로 그의 불가사의한 성에 도착한다. 미나를 마주한 드라큘라는 그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사랑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미나와 함께하기 위해 조나단의 피를 마시고 젊어진다. 미나의 친구인 루시는 드라큘라를 만난 뒤로부터 알 수 없는 병으로 앓게 되고, 이를 본 반 헬싱 교수는 뱀파이어의 존재를 직감하고 드라큘라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 10주년 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힘 = ‘드라큘라’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뮤지컬 ‘지킬앤 하이드’로 유명한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을 맡았다. 2001년 샌디에고 라오햐 플레이하우스에서 초연돼, 2004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세계 각국에서 공연되던 ‘드라큘라’는 국내 정서에 맞게 업그레이드돼 2014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라이선스 공연을 했다. 초연 2개월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우며 화제성을 잡았다. 이에 힘입어 2016년 재연, 2020년 삼연, 2021년 사연을 거쳐 2023년 12월부터 지금까지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서울에서만 4번의 시즌, 318회 공연, 40만 관객 동원이라는 기록을 만들며 사랑받고 있다.
압도적 스케일의 무대 예술은 작품이 사랑 받는 이유 중 하나다. 19세기 유럽 고딕풍의 트란실바니아 드라큘라 성을 섬세하고 정교하게 그린다. 국내 최초 도입된 4중 턴테이블 기술 장치는 작품의 주요 배경인 위트비 베이 정원, 기차역, 묘지, 정신병원 등을 이야기 흐름에 따라 무대를 회전시키며 보여준다. 퍼즐처럼 맞춰지는 연출을 통해 다양한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해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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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혹적인 뱀파이어와의 입맞춤 = 작품은 미나와 드라큘라의 영원한 사랑을 노래한다. 드라큘라는 아내 엘리자베스가 죽은 후, 신을 원망하며 십자가에 칼을 꽂고 그 저주로 뱀파이어가 된 인물이다. 400년 동안 그리워하던 그가 아내와 닮은 미나를 보게 되고, 아내의 환생이라고 확신하며 사랑에 빠지는 내용. 미나는 약혼자 조나단이 있지만 드라큘라에게 끌리는 마음을 어쩔 수 없다. 이들의 사랑은 넘버 ‘러빙 유 킵스 미 어라이브(Loving You Keeps Me Alive)’에서 극적으로 표현된다. “당신은 이미 나와 결혼했다”고 울부짖는 드라큘라와 갈등하는 미나의 모습이 ‘그댄 내게 단 한사람, 허무한 내 삶의 유일한 빛’이라는 가사로 전달된다.
드라큘라와 미나의 사랑은 매혹적이고 섹시하다. 사랑 안에 성애가 담겨 있는데, 목을 물고 피를 빤다는 설정 자체가 육체적 관능미를 강조한다. 드라큘라는 미나를 뱀파이어로 만들어 함께 영생을 사는 걸 원하는데, 이를 위해선 서로의 목을 물고 피를 빨아야 한다. 육체적 접촉이 있어야 가능한 사랑이다. 이는 쾌락을 동반하기에 더욱 관능적으로 느껴진다. 서로를 갈망하는 드라큘라와 미나의 눈빛과 행동 역시 치명적으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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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의 몰입도 더하는 배우들의 시너지 = 모든 건 배우들의 호연으로 완성된다. 드라큘라 역을 맡은 신성록은 차분하고 안정적인 연기로 극을 이끈다. 늙은 드라큘라에서 젊은 드라큘라로 변신할 때, 목소리도 함께 변주하며 몰입도를 이끄는 건 덤이다. 묵직한 음색은 드라큘라의 섹시한 매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정선아는 초연 이후 약 10년 만에 미나 역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미나로 변신한 만큼, 탄탄한 가창력과 연기로 드라큘라와 시너지를 만들고 있다. 드라큘라와의 사랑에 고민하며 눈물을 쏟다가, 곧바로 넘버를 소화하는 정선아의 모습에서 내공이 느껴진다.
김준수, 전동석, 임혜영, 아이비 등 다양한 캐스트도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세 명의 드라큘라와 미나가 있는 만큼, 이들을 조합해 다양한 매력을 느끼는 건 관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으로 다가간다. 같은 넘버 다른 느낌, 같은 역할 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 이처럼 10주년 맞은 ‘드라큘라’가 여전히 건재한 힘을 입증하고 있는 만큼, 향후 10년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