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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기다려지는 것 중 하나는 따뜻한 이불 속에서 귤을 까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 없이 하나 둘 까먹다 보면 순식간에 사다 놓은 귤이 동난다. 그렇기 때문에 겨울만 되면 한 상자씩 사다 놓기 마련인데 요즘엔 한 망 두 망 혹은 개수로 사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 제주 감귤출하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제주 노지감귤 5kg당 도매가격은 평균 1만4000원으로 8000∼1만 원 수준이던 지난해 1월보다 50%가량 비싸졌다.
이는 감귤 도매가격 조사가 시작된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도매가가 높아지면서 감귤 소매가격도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5일 기준 감귤 소매가격은 10개에 4318원으로 1년 전(3337원)보다 29.4% 상승했다. 2019∼2023년 평균값(2903원) 대비로는 48.7% 높다.
사과, 딸기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귤로 수요가 몰린 영향도 있다.
지난해 불볕더위와 폭우 등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했던 사과와 딸기 가격은 지난해 12월 29일 각각 2만9249원(후지 10개), 2637원(100g)으로 고점을 찍은 뒤 새해 들어 오히려 주춤하고 있다. 가격이 너무 가파르게 오르자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은 결과다. 결국 이 수요가 귤로 옮아가 ‘금귤’을 만들었다는 게 유통업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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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을 포함한 과일 가격 안정화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 주요 과일의 작황 부진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명절까지 앞두고 있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사과 출하량은 전년 대비 28% 줄어든 데 이어 이달에도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딸기(상품) 100g 평균 소매가격은 2139원으로 1년 전(1979원), 평년(1762원)보다 각 8%, 21% 올랐다. 후지 사과 상품 10개의 평균 소매가격은 2만9097원으로 역시 1년 전(2만2568원), 평년(2만2550원)보다 약 29%씩 상승했다. 신고 배(상품) 10개도 1년 전보다 26% 오른 3만3191원이었다.
정부는 과일값을 잡기 위해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등 수입 과일 21종의 관세를 깎아 주거나 면제해 주기로 했다. 총 1351억 원 규모의 관세를 지원해 올해 상반기(1∼6월)에만 총 30만 t의 과일을 들여올 계획이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5일 올해 첫 물가차관회의에서 “상반기 중 2%대 물가에 조기 진입하도록 범부처 총력 대응을 지속하겠다”며 “설 명절을 한 달여 앞두고 설 성수품 물가안정 등을 담은 설 민생안정대책도 1월 중 발표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