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스트라이크, 볼 판정이 엉망이더라.”
김성근(83) 최강야구 몬스터즈 감독이 13일 이대호(42, 방송인)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DAEHO]에 출연, KBO가 올해 KBO리그와 퓨처스리그에 일제히 돌입하는 스트라이크, 볼 자동판정시스템(ABS)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ABS는 피치클락과 함께 KBO발 야구혁명의 핵심 변화로 꼽힌다. AI가 KBO리그에 등록된 모든 타자의 신체 데이터를 저장한 다음 KBO 규칙에 나와있는 스트라이크 규정대로 판정한다. 일관성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사람 심판들의 판정과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이를테면, 투수가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변화가 심한 공을 던졌는데, KBO 규칙에 나온대로 홈플레이트에서 통과만 했다면 공이 심하게 전후좌우로 벗어나도 스트라이크가 선언될 전망이다. 타자가 치기 힘든 코스의 공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될 수도 있고, 반대로 이전엔 암묵적으로 스트라이크가 됐던 공이 볼로 선언될 수도 있다.
방송에 출연한 김성근 감독, 이대호, 정근우(42)는 일제히 반대의 뜻을 드러냈다. 김성근 감독은 “한국시리즈 할 때(2차전 시구) KBO 총재가 ‘선배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반대라고 했다. 로봇 심판 도입된 고등학생 경기를 세 차례 봤는데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이 엉망이더라. 내년에 어떻게 할 것이냐 했다”라고 했다.
10개 구단 사장단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성토했다. 김성근 감독은 “그걸 10개 구단 사장이 아무 소리 못했다? 이건 문제가 많다. 딱 보고 판단을 해야 하는데 심판이 기계로 소리 들어야 되지, 게임은 늦어질 수밖에 없는 거야. 고등학교 경기서 양쪽 합계 볼넷이 30개가 나왔다. 그러면 기술적으로 얼마나 떨어지는 거야. 그러면 타자는 안 치면 된다. 그러면 투수는 한복판에 슬슬 던져야 돼”라고 했다.
타자들이 ABS를 활용해 철저히 볼을 골라내면서, 오히려 경기가 늘어졌다는 지적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나아가 “우리나라는 나쁘면 바꾸면 다 되는 줄 알아. 나쁜 게 있으면 해결 방법을 찾으면 돼. 내가 그 얘기를 해봤는데 한번 KBO와 심판들을 분리시키라고. 심판은 심판들끼리 하게 해주라고. 안 그러면 심판들이 영원히 성장을 못한다. (판정 문제가 있으면)새로운 뭔가를 해야지, 사람을 (기계로)바꾸는 건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단, ABS 시스템은 상당 부분 정비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볼 판정이 늦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고, ABS를 도입하기로 했다면 바뀌는 스트라이크 존에 타자와 투수 모두 적응할 시간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세계최초로 도입되는 제도이니, 여러 의견이 있다. 존중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