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티빙이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중계권 우선 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야구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에서 ‘무료중계’되던 한국프로야구 경기가 유료화 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티빙 연 400억 통큰 배팅…유료 이용자 확보 위함
지난 8일 티빙은 2024~2026년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중계권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티빙은 연간 400억원씩 3년, 총 1200원을 써내 낙찰받았다.
지난 입찰 때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통신·포털 컨소시엄(네이버·다음·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이 연간 220억원을 제시했던 걸 고려하면 두 배 가량 높은 금액이다.
티빙의 통 큰 입찰은 OTT 이용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중계권은 OTT 입장에서 유료 회원을 늘리기 위한 좋은 방안”이라며 “티빙도 이번 투자를 통해 유료 가입자를 최대한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외 OTT들은 스포츠 중계권을 사들여 유료 이용자들을 늘리는 경향을 보인다. 애플은 2032년까지 미국프로축구(MLS)의 중계권을 독점 중계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쿠팡플레이는 2022년부터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에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의 4년 독점 중계권도 확보했다.
◇KBO “보편적 시청권 중요”
하지만 KBO가 ‘보편적 시청권’을 주장하고 있어 본 협상 과정에서 ‘무료중계’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현행 방송법 제2조 제25항에서는 보편적 시청권을 ‘국민관심행사를 시청할 권리’로 규정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민적 관심이 큰 체육경기대회와 그 밖의 주요 행사를 고시해 90%의 가시청가구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KBO는 보편적 시청권을 염두에 두고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 작년까지 KBO 중계권을 가졌던 통신·포털 컨소시엄들은 무료로 KBO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 결과 다수의 시청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KBO의 시청권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작년 포털에서 KBO를 중계했던 네이버에 따르면 ‘2023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의 경우 경기당 최고 동시 접속자 수(평균)는 6만1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10일에 있었던 한국시리즈 3차전(LG트윈스 대 KT위즈)의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41만명, 누적 재생 수는 약 291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KBO 측은 무료중계와 관련해 “보편적 시청권이 중요하기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그 부분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티빙이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티빙은 현재도 유료 멤버십을 구독하지 않더라도 회원이면 실시간 채널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KBO와 티빙의 협상 결과에 따라 무료중계가 가능할 수 있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티빙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