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영향 미미…내수 둔화에 고용 여건 악화 전망
작년 10월부터 수출이 되살아면서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제조업이 견조한 고용 흐름을 주도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4일 통계청 및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449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 명(0.2%) 늘었다. 전년대비 2022년 12월(+8만6000명) 이후 12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전체 업종 취업자의 16%에 달할 정도로 국내 고용 시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년 만에 반등에 성공한 것은 수출 회복과 관련이 있다.
우리 수출은 13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선 작년 10월(전년대비 +5.0%)을 시작으로 11월(+7.7%), 12월(+5.1%)까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엔 최대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110억3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21.8% 늘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자동차(+17.9%) 역시 18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비롯해 선박(+47.2%), 디스플레이(+10.9%) 등 주요 품목 15개 중 8개의 수출이 늘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세 지속 영향으로 작년 11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3.3% 늘었다. 같은 해 8월(+5.3%)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중 반도체 생산이 전월보다 12.8% 늘어 두자릿수 증가세를 회복했고, 웨이퍼가공장비, 반도체조립장비 생산 증가에 힘입어 기계장비 생산도 8.0% 늘었다.
이러한 수출 및 생산 증가는 제조업 고용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관심사는 제조업 취업자 수가 지난달을 기점으로 증가세를 지속할 수 있을 지 여부다. 정부는 물론 주요 경제 기관들은 올해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작년(1%초반대)보다 개선된 2%초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올해 제조업 취업자 수가 수출 부진이 있었던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되살아난 제조업 고용이 올해 전체 고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약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달 18일 고용노동부 주최 일자리정책 포럼 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주로 수출 회복세에 기인한 것”이라며 “고용과 더욱 밀접한 내수 증가세는 둔화함에 따라 고용 여건은 작년에 비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한 제조업의 경우 서비스업에 비해 경기회복이 고용회복으로 이어지는 데 시차가 존재하고,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산업의 취업유발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도 고용 여건 악화 요인으로 꼽았다.
이를 근거로 KDI는 취업자 증가 폭이 작년 32만 명에서 올해 21만 명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