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찬호(29, KIA 타이거즈)가 다시 마음먹고 도루를 할 수 있을까.
박찬호는 2023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도루보다 타격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공수겸장 유격수로 확실하게 성공하고 싶다는 의지였다. 유격수 골든글러브에 대한 욕심도 조심스럽게 밝혔다.
결국 골든글러브는 또 한번 박찬호에게 오지 않았다. 그러나 KBO가 선정한 초대 유격수 수비왕에 오르며 자존심을 세웠다. 그리고 생애 처음으로 규정타석 3할을 치며 리그 탑클래스 공수겸장 유격수에 올랐음을 입증했다.
박찬호는 비 시즌 각종 야구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부상을 당하지 않았으면 3할을 못 칠 수도 있었다고 했다. 이로써 올 시즌 과제는 확실하게 나왔다. 전 경기 가깝게 소화하면서 다시 한번 3할에 도전하는 것이다. 수비왕 2연패에, 골든글러브 도전은 기본적인 목표일 것이다.
박찬호는 작년 스프링캠프에서 손목이 좋지 않아 훈련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다. 그래도 시즌을 치르면서 잘 다스렸다. 그러나 9월12일 대구 삼성전서 3유간 깊숙한 타구를 날린 뒤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손가락을 다쳤다.
박찬호는 2주만에 돌아와 부상투혼을 펼쳤으나 다른 선수들도 줄줄이 쓰러졌다. 결국 KIA의 5강 꿈이 사라졌다. 그래도 박찬호는 130경기서 타율 0.301 3홈런 52타점 73득점 OPS 0.734 득점권타율 0.355를 기록했다.
여기에 또 하나 궁금한 게 도루다. 박찬호가 야구혁명 속에서 다시 마음먹고 도루를 하면 몇 개까지 가능할까. 박찬호의 도루 기술은 리그 탑이라는 게 야구관계자들 설명이다. 현역 시절 도루에 일가견이 있던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2023시즌 도중 KIA 경기를 중계하다 박찬호가 스킵 동작부터 남다르다면서, 남들보다 반 발 정도 덜 뛰고 도루한다며 칭찬한 적이 있었다.
김도영이 동물적 운동능력으로 도루를 한다면, 박찬호는 스피드에 요령과 타이밍 싸움으로 도루를 할 줄 안다는 평가다. 개막과 함께 베이스 크기 확대로 누상의 거리가 줄어든다. 후반기에는 견제구 제한과 피치클락이 본격 시작될 수 있다. 올 시즌 박찬호의 도루 숫자는 가파르게 올라갈 수 있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도루는 2022년의 42개. 도루왕에 올랐다. 작년에도 도루에 굳이 신경 쓰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30개를 했다. 이게 기본이란 얘기다.
KBO 야구혁명이 시작되면, 발 빠른 주자의 가치는 엄청나게 올라간다. 박찬호가 도루에 신경을 써도 되는 이유다. 불의의 부상 없이, 144경기를 뛰면 어떤 성적표가 나올지 상당히 궁금한 선수다. 아울러 제주도에서 김선빈, 최원준, 박정우와 함께 개인훈련으로 2월 캔버라 스프링캠프를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