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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① KCM “사기 당해 무너진 적도…20주년, 음악인생 후반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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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저의 음악 인생의 전반전이 끝났고, 이제 후반전 시작입니다.”

기술을 배우라던 부모에 반기를 들며 들어섰던 가수의 길. 벌써 20년이 흘렀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던 찬란한 전성기가 있었고, 다른 직업을 갖고 연예계를 떠난 적도 있었다. ‘웃기는 방송인’으로 각인되던 찰나, MSG워너비로 또 한 번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노래할 수 있는 무대가 있어 행복하고, 노래를 들어주는 팬들이 있어 감사한 날들이다.

KCM 프로필. [사진=이미지나인컴즈]

가수 KCM이 지난 14일 데뷔 20주년 앨범 ‘우리들(US)’을 발매했다. 2004년 데뷔앨범 ‘뷰티풀 마인드’로 데뷔한 KCM이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발매한 정규앨범이다.

KCM은 “20년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주변에서 고생했다고 많이 이야기 해줬다. 지난해 초 저에게 기념비 같은 앨범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수고했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내겐 선물 같은 앨범”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20주년 콘서트, 팬들도 울고 나도 울었다”

KCM 앨범의 한 페이지는 콘서트에서 팬들과 함께 한 사진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11월 20주년 콘서트 ‘노트북’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두 달이 흘렀지만, 그날의 감동은 잊혀지지 않는다.

“20주년 콘서트를 하면서 오래된 팬들의 DM이 많이 왔어요. 이제는 아이도 낳고 각자의 생활이 바빠서 연락도 뜸한데, 그 친구들의 이야기들이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너무 미안해요’ ‘죄송해요’가 먼저 나오는데 저는 20주년 공연에 와준다는 것 자체가 감사해요. 1번 트랙에 있는 ‘우리들’은 대놓고 팬들을 위해 처음으로 쓴 곡인데, 공연에서 먼저 들려줬어요. 다들 감동을 해서 많이 울었고, 저도 좀 많이 울었어요.”

그래서 20주년 앨범도 ‘우리들(US)’이다. 20주년을 함께 만들어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이 내포됐다.

“20주년이라는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어요. 어릴 적에는 몰랐던 것들이 인지됐어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손동작 하나에도 슬퍼졌어요. 20주년 앨범에 팬들과 같이 한 공연 사진을 넣고 싶어서 앨범이 더 뒤에 나오게 됐죠.”

◇ “큰 돈 사기 당해 무너진 적도…노래로 위로 받았다”

KCM 프로필. [사진=이미지나인컴즈]

KCM은 2003년 드라마 ‘때려’의 OST ‘알아요’로 세상에 목소리를 알린 뒤 2004년 감성 발라드 ‘흑백사진’으로 정식데뷔했다. 그는 ‘은영이에게’ ‘가시리’ ‘너에게 전하는 아홉가지 바램’ ‘사랑아’ ‘버릇처럼 셋을 센다’ 등 다수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2000년대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그는 “어렸을 때는 인기가 영원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성적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예전에는 즐기면서 활동을 못했던 것 같아요. 정작 내가 즐기고 감사하면서 활동을 해야할 때 그러지 못한 것은, 처음 살아보는 삶이었거든요. 이 활동이 처음인 사람들은 그게 얼마나 감사하고 좋은 건지 모르고, 그 많은 활동들이 힘들다고 주입을 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다 힘들었어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스케줄을 서너 개 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어요. 지금 그 때로 돌아간다면,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의 마음을 다 알고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수 생활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 연예계를 떠난 적도 있다. 가업을 잠시 물려받았던 그는 “삼촌이 ‘창모야 언제까지 가수 생활을 할 수 있겠나’라고 해서 다른 일을 해보려고 했는데, 한 번 무대에 서니까 안 잊혀지더라. 가수 생활을 다시 하니 전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서야 고백하건대, 큰 돈을 사기 당해 무너진 적도 있다고 했다. 절망의 순간 속에서 만든 노래가 ‘새벽길’로, 이번 앨범에도 수록됐다. 그의 삶에서 노래는 위로였고 버팀목이었다.

“안 좋은 것들이 한 방에 오는 순간이 있어요. 연예인들이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속빈 강정이에요. 힘들어도 힘든 티를 못 내고 가까운사람들에게 의지를 많이 해요. 여러모로 힘들어서 가까운 친구에게 의지를 했는데 그게 치부가 되고 약점이 되서 돌아온 적이 있어요. 큰 돈을 사기 당해서 무너졌었죠. 살면서 대상포진도 처음 걸렸어요. 몸이 살로 베이는 것처럼 아프고 입에 염증이 나고 다놓고 싶었어요. 힘든 시기에 작업한 노래가 ‘새벽길’이었어요. 기억을 하고 싶은 날은 표식을 하잖아요. 나의 힘듦을 곡으로 만들어 길이길이 남기고 싶었어요.”

‘새벽길’을 끝으로 잠시 쉬고 싶었다는 KCM. 그러나 노래를 들은 이들이 함께 위로받았고 교감했다. 그는 “내가 쓴 곡의 디테일한 감정선은 나만 아는 거라고 생각했었다”라며 “어렸을 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감사함으로 바뀐 순간이다”고 떠올렸다.

“그 당시에는 그 곡이 나를 단련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 노래를 부를 때 시큼시큼한 느낌이 들고 (힘듦이) 되뇌어졌다면 이제는 편안하고 위로가 되요. 엄청 아팠다가 약이 된 노래죠.”

◇ “20년 뒤 목소리 궁금해, 자서전처럼 노래 남기고 싶다”

KCM 20주년 앨범 패키지 [사진=이미지나인컴즈]

슬럼프를 이겨낸 KCM은 매 년 앨범을 발매하며 꾸준히 노래하고 있다. ‘놀면 뭐하니?’의 MSG워너비 프로젝트는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였다. 그는 “방송 활동을 하다보니 젊은 친구들은 개그맨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내가 뮤지션이라는 것을 혼자만 알고 있는 비밀처럼 생각했다”고 웃으며 “KCM을 가수로서 다시 끄집어내줬다”고 고마워했다.

데뷔 20주년 앨범 ‘우리들(US)’은 그에게 이정표가 될 앨범이다. 타이틀곡 ‘아직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는 KCM의 대표곡들을 탄생시킨 조영수와 15년 만에 작업했다. KCM의 유니크한 보이스와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담았다.

“‘KCM 노래’라고 하면 따라할 수 없다고 하는데, 그것에 대한 딜레마와 강박이 있어요. 기존 리스너들이 좋아할 노래와 대중들이 좋아하는 노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상충했요. 이번에 많이 덜어냈어요. (조)영수 형이 ‘너무 많이 보여줬으니 편안하게 노래해보는 것이 어때’라고 해서 많이 비워냈죠. 신기하게 비워진 자리에는 저음역대의 소리들이 차더라구요. 큰 공부가 됐어요. 비워낸 만큼 다른 무엇으로 차는구나 싶고. 감성적이고 편안함으로 가보려고 하는 과도기인 것 같아요.”

KCM은 20주년 소회에 대해 “음악 인생의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경험들이 있어서 내려놓는 법, 비우는 법도 알게 됐다. 성장했다”고 했다.

과거에 머물지 않고, 추억팔이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해서 도전하고 노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강박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즐겁게.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기회도 주어졌다.

“20년이 치열했다면 앞으로는 잊혀지지 않게 음악하고 노래하는 것이 목표가 됐어요.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선물을 한다는 느낌으로,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20년 뒤 목소리가 궁금하고, 또 어떻게 익어갈지 궁금해요. 제 자서전처럼 목소리를 남기고 싶습니다.

CP-2023-007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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