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임기영(31, KIA 타이거즈)이 올 시즌에도 팀의 불펜 에이스를 도맡을 수 있을까.
임기영에게 2023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전문 불펜의 삶을 처음으로 살았는데 커리어하이를 썼다. 64경기서 4승4패3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2.96으로 맹활약했다. FA 계약 대상자, 비FA 다년계약자들을 제외한 순수 연봉계약 대상자 중 투수 고과 1위를 차지했다.
5선발 탈락이 전화위복이 됐다. 신인 윤영철에게 5선발을 내주고 셋업맨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체인지업 그립을 바꿨고, 예전의 체인지업보다 낙차가 커지면서 위력을 배가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22년과 2023년 임기영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234서 0.180으로 뚝 떨어졌다.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확실하게 속이니, 투구수 관리도 용이했다. 사실 2023시즌 64경기서 82이닝으로 다소 부하가 걸리긴 했다. 그래도 시즌 전체 투구수는 1248개였다. 이닝당 15.2개로 준수했다. 실제로 긁히는 날에 투구수는 더 적었다.
패스트볼 평균 137.2km다. 스피드에 경쟁력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좋은 제구력, 커맨드에 필살기 체인지업을 포심보다 더 많이 던졌다. 그리고 선발 시절 슬라이더와 투심까지 장착한 효과까지 봤다. 올해도 KIA 필승계투조 핵심이었다.
투구유형상 임기영이 맹활약할 때 KIA 불펜의 짜임새는 배가된다. 작년처럼 불펜 에이스가 돼도 좋고, 아닐 경우 다른 누군가 튀어나왔거나 더 좋은 활약을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역시 나쁘지 않다. 사실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마치고 2년째를 맞이한 우완 장현식, 아직 터지지 않은 우완 파이어볼러 유승철, 부활을 노리는 또 다른 사이드암 박준표, 포텐셜을 터트리느냐 마느냐 기로에 선 좌완 김기훈과 곽도규 등이 변수다.
KIA 불펜이 마무리 정해영에 필승계투조 임기영 최지민 전상현 이준영 체제에서 추가 합류 멤버가 생길 수도 있다. 그래도 누군가가 중심을 잡을 필요는 있고, 그 후보 중 한 명이 임기영이다. 작년보다 이닝, 경기 수는 줄어들면서 퍼포먼스까지 떨어지지 않는다면 최상이다.
피치클락, 견제구 제한 등으로 뛰는 야구가 득세할 조짐이다. 투구 폼이 아무래도 큰 임기영에겐 불리한 요건일 수 있다. 그러나 ABS 시스템에 잘 적응하고, 특유의 좋은 제구력을 유지하면 타자와의 승부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을 듯하다.
더구나 임기영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2023년 연봉은 1억5000만원. 2억원 돌파 가능성이 있다. 올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펼치면 또 다른 야구인생이 펼쳐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