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개시를 시작으로 건설·부동산 업종에 대한 위기가 엄습한 가운데, 관련 업종의 부실지표가 2011년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부실사태 이후 13년 만에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전체 금융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608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80조8000억 원)보다 4.8% 늘어난 것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건설업과 부동산업 각각 대출 잔액도 작년 3분기 각각 115조7000억 원, 492조8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2년 새 비은행권(저축은행·새마을금고 제외 상호금융조합·보험사·여신전문금융회사 합산)의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115조 원에서 193조6000억 원으로 24.9% 급증했다.
두 업종의 기업대출 연체율 등 부실지표 수준과 상승 속도는 더 심각하다. 작년 3분기 비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각각 5.51%, 3.99%에 달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을 것이다. 또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배, 2.6배 뛰었다.
작년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저축은행에서 건설업이 7.34%, 부동산업은 5.97%로, 전년 동기보다 3.3배, 2.4배 높아졌다.
부동산업은 2018년 4분기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았고, 건설업은 2013년 1분기(35.36%) 이후 10년 6개월 만의 최고 기록이다.
상대적으로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적다는 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연체율은 각각 0.58%, 0.15%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92%, 0.27%로 나타났다.
양 의원은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계기로 금융권의 건설·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지표를 살펴본 결과, 2011년 저축은행 PF대출 부실사태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며 “향후 부동산 경기가 호전되지 않는 이상 연체율이 추가로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급등하고 있는 2금융권의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관리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