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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벤처캐피털(VC) 대성창업투자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부의 출자 사업 대상에서 배제되고 핵심 인력이 떠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박근진 대성창투(027830)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주요 인력들이 줄줄이 퇴사를 앞두고 있다. 정무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임영철 그룹장(이사), 김범석 그룹장(부장)도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다. 이들이 각 펀드의 운용을 지휘했던 만큼 일선 투자 심사역들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지속되면서 대성창투가 연이어 펀드 결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모회사의 자금 지원 중단도 한몫했다. 대성홀딩스(016710)는 그동안 대성창투가 결성하는 주요 펀드에 적극적으로 출자해왔으나 최근 결성을 추진한 신규 펀드에는 출자를 대폭 줄이거나 출자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대성창투가 모회사의 자금 출자가 사실상 끊긴 후 외부 출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대성창투는 지난해 말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로부터 출자를 받아 꾸리기로 한 600억 원 규모의 콘텐츠펀드 결성을 철회했다. 한국성장금융과 함께 추진한 1000억 원 규모의 중견기업 혁신펀드 결성 계획도 접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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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가혹했다. 한국벤처투자와 한국성장금융은 대성창투에 각각 1년, 3년의 출자 사업 참여 제한 징계를 내렸다. 각 기관이 갖는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사실상 대성창투는 앞으로 1~3년 동안 나랏돈을 활용한 신규 펀드를 결성할 수 없게 됐다. 박 대표는 “펀드 결성 실패는 모회사의 책임은 아니고 시장 상황이 어려워서 자금을 모으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나를 포함한 주요 인력들의 퇴사도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성창투의 최대주주는 대성그룹 지주사인 대성홀딩스와 특수관계인으로 지분 51.74%를 보유하고 있다. 대성홀딩스는 대성창투 외에도 대성에너지(117580)와 서울도시가스(서울가스(017390)) 등 여러 상장사를 비롯해 4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