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글로벌 ‘반도체 전쟁’과 관련해 총력전을 선언했다. 경기 남부를 관통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에 “약 622조원 넘는 투자가 이뤄지면 앞으로 20년에 걸쳐 양질의 일자리가 300만개는 새로 생길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수원 성균관대 반도체관에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세 번째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토론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를 겸해 이뤄졌으며 생중계됐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에 대해 “세계 최고의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은 전쟁”이라며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을 총력 투입해야 성공할 수 있는 전략 산업”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현재 진행되는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확보 경쟁이 각 국가의 민관이 협업하는 대항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경기 평택·화성·용인·이천·안성·성남 판교·수원 등에 구축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2047년까지 삼성전자가 500조원을, SK하이닉스가 나머지 122조원을 각각 투자해 추진된다. 윤 대통령은 “당장 올해부터 향후 5년 동안에만 158조원이 투자되고, 직간접 일자리 95만개가 새롭게 만들어질 것”이라며 “설계, 디자인, 후공정, 부품‧소재 분야 협력기업 매출이 200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했다.
정부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투자에 대한 투자세액 공제 등 투자 인센티브 보강 △소부장·팹리스 경쟁력 강화 △글로벌 연대를 통한 반도체 생태계 조성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 △우수 인재 양성과 해외 인재 유치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 만료되는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도 앞으로 계속 해 나갈 방침”이라며 “‘대기업 퍼주기’ 이야기가 있지만,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이어 “대기업 퍼주기로 재정이 부족하면 국민 복지 비용은 어떻게 쓸 거냐. 결국 큰 기업들 도와주고 어려운 사람은 힘들게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는 거짓 선동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병철 삼성그룹 초대회장 등을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성장을 견인한 ‘선각자들’로 꼽았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가 당시 미래 세대에 얼마나 큰 기회의 문을 열어줬느냐”며 “반도체는 중산층과 서민의 민생을 살찌우고, 우리 미래 세대에게 새로운 기회를 계속 열어주는 산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국제교류와 국제공동연구를 전폭 지원하고, 올해 삭감 논란에 휩싸였던 연구개발(R&D) 예산도 내년에는 대폭 증액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원전은 필수”라며 “탈원전을 하면 반도체뿐만 아니라 첨단산업도 포기해야 한다”면서 원전 확대 의지도 밝혔다. 현재 추진 중인 용인 국가·일반산단에는 수도권 전체 수요의 약 25%에 해당하는 총 10GW(기가와트) 이상의 전력과 하루 110만8000t(톤)의 용수가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