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사내 워크숍에서 소통에 기반한 조직문화를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기술 주도권 확보가 치열한 시점에서 오히려 아날로그식 ‘소통’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황대표는 올초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에게 ‘원팀’을 주문했다. 위기일수록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 위한 공동체 정신이 중요하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연말 조직 및 인사개편에서 이통3사 중 가장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창립이래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냈고 황대표 역시 연임에 성공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황대표는 최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1분기 임원·담당 워크숍에서 ‘성과에 집중하기 위한 구성원들간 소통’을 재차 당부하고 나섰다. 사업 전략을 속도감있게 실행하고 올해 성과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구성원들간 소통과 원활한 협업이 우선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황대표는 “세계 경제 전망이 어렵고 다수의 기업들이 다운사이징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통신사업의 성장을 유지하되 고객경험·디지털전환·플랫폼 등으로 구성되는 세 가지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를 승부처로 생각하고 빠르게 전략을 실행해 나가자”라고 구성원들을 독려했다.
특히 황대표가 올해를 위기의 해라고 보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경쟁사인 SK텔레콤(SKT)과 KT 역시 통신 사업에서 예전처럼 안정된 성장을 누릴 수는 없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지만 이를 위기보다는 새로운 성장 기회로 보고 있다.
이는 앞선 연말 조직·인사 개편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SKT의 경우 글로벌 AI컴퍼니라는 비전을 내걸고 AI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기 위해 AI 사업 중심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KT도 지난해 8월 김영섭 대표의 취임 후 상무보 이상의 임원급을 줄이고 AI와 기술 조직을 신설해 외부 인재를 활발히 등용하는 등 조직쇄신을 가속화했다. 이 과정에서 SKT 등 경쟁사 출신 인재를 데려오기도 했다.
반면 LG유플러스의 경우 경쟁사인 SKT와 KT에 비해 조직 쇄신과 인사 이동 폭이 적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표 고민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 SKT와 KT가 지난해 하반기 각각 에이닷엑스(A.X), 믿음 등 자체 개발 초거대 생성형 AI를 공개했지만 아직 LG유플러스가 개발중인 익시젠은 베일에 쌓여있다. 올 상반기 공개를 앞둔 가운데 경쟁사들과 얼마나 차별화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번 워크숍에서 황 대표가 소통을 강조한 것도 이같은 위기 의식을 다시 한번 임원들과 공유하면서 올해 사업 방향성을 재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신년사에서 밝힌대로 고객경험(CX)·디지털전환(DX)·플랫폼이라는 3대 전략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구체적인 사업 전략과 별개로 이번 워크숍에서 조직문화 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점이 눈길을 끈다. 경쟁사에 비해 조직개편이나 인사이동 폭이 적었기에 정체될 수 있는 조직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성장을 위한 계기를 만들자는 의도로 보인다.
이를 위해 워크샵에 참가한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 임원들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조직문화 강화 사례들을 참고하고 학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향후 조직 개발 활동이나 조직 컨설팅 등 전사적인 조직문화 개편이 이뤄지기 전에 리더들을 중심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사내 ‘애자일’ 조직 확대 가능성이다. LG유플러스의 애자일 사업부는 스타트업처럼 소그룹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즐겁고 역동적으로 일하며 빠르게 성과를 만들어 내고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애자일 페스타 행사를 첫 개최하며 그간의 업무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대표님께서) 조직문화 방면에 대해선 이번에 강화해야 한다고 하셨으니 방안이나 변화 등 액션은 이제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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