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의 삼성전자·하만 공동부스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미래 모빌리티 산업 핵심 키워드인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장 선도를 위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치) 산업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인수합병(M&A) 등 그간의 공격적인 투자 성과가 결실을 보면서 전장 사업이 실적 효자로 떠오른 가운데 양사는 올해도 전장 사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불황, 가전수요 위축으로 전자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전장 자회사 하만과 LG전자의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가 든든한 실적 버팀목으로 자리매김 했다.
삼성전자가 2017년 인수한 전장부품 회사 하만은 ‘실패한 인수’라는 오명을 뒤집고 실적 효자로 등극했다. 지난해 3분기 역대 분기 최대인 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누적 영업이익은 1조원을 돌파했다. 4분기 가전 부문 계절적 수요 감소, 반도체 불황 등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을 상쇄할 구원투수다. 하만은 지난해 말 오디오 기술 플랫폼 룬을 인수하는 등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CES 2024에서 하만과 첫 공동부스를 꾸리고 ‘자동차 중심의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주제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양사가 공동 개발한 ‘레디 케어’는 업계 최초의 운전자 모니터링 솔루션이다. 운전자의 시각 및 인지 부하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안전한 드라이빙 환경을 제공한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과 합종연횡으로 시장 영향력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올 초 현대자동차그룹과 커넥티드 카 연동, 미래 라이프스타일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했다. 또 CES 2024에선 삼성 스마트싱스를 테슬라 제품과 연결해 앱에서 전력량을 모니터링하고 간편하게 제어하는 기능 등을 소개했다. 해당 솔루션 보급은 올해 2분기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확대해 나간다.
조주완 LG전자 CEO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LG전자의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을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의 전장 분야 투자도 성과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일찍이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했다. 앞서 LG전자는 글로벌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 ZKW를 2018년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 삼각편대를 중심으로 입지를 키우고 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은 출범 10년 만에 연 매출 10조원을 넘기며 주력사업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부터는 생산사업장의 평균가동률이 100%를 넘기는 등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외형 성장에 더불어 모빌리티 트렌드인 SDV 역량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CES 2024 기자간담회에서 전장을 포함한 미래 경쟁력 강화에 연간 10조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CES 2024에서 전장 제품과 기술을 집약한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카 ‘알파블’을 공개했다. 플렉서블, 투명 등 다양한 폼팩터를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혁신 기술과 가전 기술 및 솔루션을 활용해 탑승객의 필요에 맞춰 자유롭게 변형 가능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와 협업으로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통합 플랫폼도 공개했다.
so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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