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성인은 신체 활동을 조절하는 소뇌의 크기가 작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PTSD는 전쟁, 자동차 사고, 폭행, 강간, 테러, 지진, 홍수 등 생명을 위협하는 충격적인 상황을 겪은 뒤 나타나는 극심한 불안장애로, 환자는 충격적인 사건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악몽에 시달리며 항상 초긴장 상태를 보인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애슐리 허긴스 심리학 교수 연구팀이 다른 40여 연구팀과 함께 성인 4천215명의 뇌 MRI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뉴스 메디컬 라이프 사이언스가 11 보도했다.
이 중 약 3분의 1은 PTSD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특히 소뇌 안에서도 감정과 기억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부위인 후엽과 충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그 결과 PTSD 환자는 소뇌의 이 두 부위가 다른 사람보다 작은 것으로 밝혀졌다. PTSD 증상이 심한 사람일수록 소뇌의 크기는 더 작았다.
이는 소뇌가 PTSD 치료의 새로운 표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PTSD가 소뇌와 연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소뇌에 대한 전기 자극 같은 치료법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소뇌가 작으면 PTSD에 취약한 것인지 아니면 PTSD가 소뇌를 위축시키는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 중 약 6%는 이를 견디지 못하고 PTSD로 이어진다.
PTSD는 그동안 여러 연구를 통해 두려움을 조절하는 편도체, 기억을 처리하는 해마 등의 뇌 부위가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비해 소뇌는 PTSD와 관련해 별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자몽만 한 크기의 소뇌는 몸의 균형을 조절하고 보행, 춤과 같은 복잡한 동작을 돕는 뇌 부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뇌는 용적이 전체 뇌의 10%에 불과하면서도 860억 개나 되는 뇌 신경세포의 절반 이상을 가지고 있는 아주 복잡한 부위로, 몸의 균형과 동작 이상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정신의학 전문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