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승환(42, 삼성 라이온즈)의 감격시대다.
삼성 라이온즈가 FA 오승환과 마침내 계약을 체결했다. 2년 22억원 계약이다. 삼성 출신 차우찬(37, 은퇴)이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2년 26억원 계약을 예상하고 희망했지만, 총액만 맞췄다. 어쨌든 오승환은 43세 시즌까지 보장받는, 행복한 야구선수다.
오승환은 올해 KBO리그에서 추신수(SSG 랜더스), 김강민(한화 이글스)과 함께 최고령 선수다. 그런데 추신수는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했다. 김강민이 내년에도 선수생활을 이어갈 경우 ‘투탑’이 된다. 어쩌면 유일한 최고령자로 남을 수도 있다.
이미 누가 쉽게 넘보기 어려울 정도의 어마어마한 스탯을 쌓았다. KBO리그 통산 668경기서 41승24패17홀드400세이브 739⅔이닝 평균자책점 2.06이다. 그런데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에 몸 담은 성적까지 더하면 입이 벌어진다.
일본에선 2년간 127경기서 4승7패12홀드80세이브 136이닝 평균자책점 2.25다. 메이저리그에선 4년간 232경기서 16승13패45홀드42세이브 225.2이닝 평균자책점 3.31이다. 한미일 성적을 더하면 무려 1027경기서 61승44패74홀드522세이브 평균자책점 2.34.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500세이브 이상 달성한 선수는 전설의 클로저, 마리아노 리베라(652세이브), 트레버 호프먼(601세이브) 뿐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 3위가 478세이브의 리 스미스다. 비록 한미일 통산기록은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오승환의 발자취는 아무나 못 따라간다.
한미일 통산 522세이브의 오승환이 현실적으로 앞으로 2년간 78세이브를 더해 600세이브를 돌파하는 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전성기의 구위, 기량은 아니다. 더구나 삼성은 이번 오프시즌에 전문 마무리 김재윤을 영입한 상태다. 오승환에게 세이브 기회가 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단, 오승환이 이것 하나는 무려 호프먼을 넘어설 수 있어 눈에 띈다. 출전경기수다. 호프먼은 통산 1035경기에 등판했다. 1027경기의 오승환이 올 시즌 무조건 호프먼의 통산 등판경기수를 추월한다. 리베라의 1115경기까지 따라가는 건 쉽지 않겠지만, 호프먼의 기록을 하나라도 제치는 건 큰 의미를 갖는다.
참고로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400세이브 이상 달성한 8명의 마무리 중 100경기를 넘긴 선수도 리베라, 호프먼을 제외하면 리 스미스(1022경기), 존 프랑코(1119경기-424세이브)가 전부다. 오승환이 얼마나 성실하게 마운드에 올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오승환은 2009년과 2010년에 각종 부상으로 합계 51경기에 등판한 걸 제외하면, 매년 4~50경기 이상 나갔다. 삼성의 전력이 예전보다 약해졌지만, 오승환은 꾸준히 마운드를 밟았다. 일본과 미국에서도 마지막 시즌(2019년 21경기)을 제외하면 매년 60경기 이상 나갔다. 일본과 미국도 인정한 철완이다.
KBO리그 팬들은 앞으로 2년간 KBO 역대 최고 마무리투수의 선수생활 황혼기를 지켜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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