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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핵 잠수함에는 ‘킬러’와 ‘부머’ 두 종류가 있다. / 우리 모두 전략가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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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상에서 3번째로 강한 자

북한엔 핵이 있으나, 미국엔 핵 잠수함이 있다.

그리고 다른 4개의 나라도 핵 잠이 있다.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다.



*출처: militaryfactory.com



1백 여척에 달하는 핵 잠들이 있고 지금도 바닷속을 누비고 다닌다.

그런데 그 핵 잠들은 러시아만 빼고, 보통 두 가지로 나눈다.

핵 항모가 많은 미국을 상대해야 하는 게 러시아 아닌가?

그래서 그들은 미 핵 항모와 항모 전단을 잡는 특수한 목적의 핵 잠이 있다.

그래서 3종류이나, 미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들은 모두 2종류다.


오직 두 종류.

그럼 그 두 종류는 뭔가?

하나는 킬러(Kiiler)들이다.

또 하나는 부머(Boomer).

킬러라는 건 짐작이 가듯 공격형 잠수함이다.

바다 위나 아래쪽 적함을 잡으러 다니는 공격 잠수함.

2차 대전 때의 독일 U-보트 같은 그런 잠수함이다.



*출처: revell.de



그렇다면 부머는?

외로운 늑대라는 의미이긴 하나…



부머는 뭔가?



이건 아무것도 안 잡으러 다닌다.

또 아무것도 안 한다.

아니 그럼 뭘 하는데?

숫자도 별로 많지 않다.

킬러에 비하면 매우 작은 편이다.


영국이나 프랑스의 예를 들면 단지 4척.

그런데 이건 상당히 크다.

그리고 무시무시하다.




*출처: sputniknews.com



아마겟돈, 지구 멸망의 날을 대비하는 잠수함이니까.

‘수중 발사 탄도 핵미사일’이라는 SLBM을 16발 내지 24발을 싣고,

바닷속에 웅크리고 있는 잠수 괴물이다.

다른 말로 전략 핵 잠이고,

탄도 미사일 핵 잠이라고도 하며,

일본에선 ‘원자력 탄도 미사일 잠수함’이라고 한다.

그리고 미 해군에선 그냥 부머(Boomer)라 하고.



*미 해군의 오하이오 급 부머가 탄도 미사일을 쏘고 있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다. 그 뒤로 22발이 더 나간다. 출처: wikimedia.org



그러니까 이게 실전에 들어가면,

그 날로 세상은 종말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 탄도 미사일 핵 잠을 다룬 영화

‘크림슨 타이드’의 오프닝엔 이런 자막이 나온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3명이다.”


“미합중국 대통령…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미사일 전략 핵 잠의 함장.”

(The Three Most Powerful Men In The World: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rtes… The President Of The Russian Republic… and… The Captain a U.S. Nuclear Missile Submarine.)

탄도 핵 미사일을 발사하는 게 함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랭킹 3위인 건, 함장 혼자 발사할 수 없기 때문.

발사 코드라는 게 있다.

대통령만이 발사 명령을 내리고, 그게 함 내에서 확인이 되면,

그에 따라 부함장 및 함 내 간부들과 함께 발사용 암호 코드를 차례로 맞춘다.

그게 맞아떨어질 때, 그때 핵 미사일이 발사된다.

그리고 이게 부머의 존재 이유다.

MAD, ‘상호 확증 파괴’ 전략의 일환으로서의 존재.



MAD, “너희도 확실히 파괴해주마!”



한 나라가 상대방에 대해, 기습적 핵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래서 불바다로 만든다.

당한 나라는 모든 게 파괴됐는데, 어떻게 보복을 하나?

이 일격에서 파괴되지 않은 어떤 핵 보복력이 있어야 한다.

선제공격에서 살아남아, 복수를 해 주는 무기 시스템.

그래서 똑 같이 해줘야 한다.

이게 MAD, ‘상호 확증 파괴’라는 거다.

그 일을 하는 게 바닷속 부머들.

심해 깊은 곳에 있기에, 선제공격에선 무사한 까닭이다.

이 외로운 늑대가 복수에 나선다.

부머는 캥거루가 아니다. 배가 볼록한 사람도 아니며,

베이비 붐 세대도 아닌 혼자 다니는 늑대.

발사 코드가 맞춰진다.



*출처: wikimedia.org



뒤이어 선체 등허리, 각각 24개의 햇치가 물속에서 열린다.

물살을 헤치며 나오는 것들.

미국으로 치면 24발의 트라이덴트 탄도 미사일이고.

러시아로 치면 SS-N-20이다.


“첫 발이 나온다!!!”



*출처: wikimedia.org



그것들은 멀리 날아 가, 차례차례, 적국의 땅에 떨어진다.

그리고 확실하게 파괴한다.

이게 바로 핵보유국들이 가진 핵 전략, ‘상호 확증 파괴’라는 것.

이 전략의 핵심은, 반격(Second Strike)에 있다.

제 일격(First Strike)에서 살아남은 무기 시스템,

특히 부머에 의한 복수 공격.


그럼 누가 선제공격을 할까?

초장에 적을 파괴하긴 하나, 얼마 뒤 자기네 도시,

자기네 땅 위로 핵미사일이 별똥별처럼 낙하하는데,

누가 핵 보턴을 먼저 누르나?

하지 않는다. 아무도 안 한다.

그래서 지구 상에는 평화가 지속된다.

극한적 모순에 의한 평화. 우릴 쏘면 너희도 말살된다.


이처럼 세컨드 스트라이크로,

상대의 핵 도발 의지를 말살, 안전을 보장하는 게,

지금도 지구 상 어느 바닷속에 조용히 숨어 있는

부머의 존재 이유다.


마치 이런 얘기와 비슷하지 않은가?

심해, 그 어둡고 침침한 곳에 숨어 있는 거대한 괴어(怪魚).

종의 개체수가 적다. 몇 마리 되지 않는다.

그리고 외로운 늑대처럼 혼자 다닌다.

그러나 놈은 지구 멸망의 기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단지, 지상에서 핵전이 벌어지지 않아, 그대로 있는 것일 뿐.



*출처: thesecrethistoryofpenisvehicles.com



부머를 죽이러 다니는 안타고니스트



그런데 세상엔 ‘안타고니스트’라는 게 있잖은가?

주인공이 있다면 주인공에 대항해 그를 죽이려 하는 적대자.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로는 강적(a formidable antagonist)이다.


2번째 핵 잠이다.

그게 부머를 죽이러 다니는 안타고니스트다.



*사진 설명에는 버지니아 급으로 돼 있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수중 암살자. 출처: wikimedia.org



조용히 숨어 있는 외로운 괴어의 추적자이며 암살자.

미 해군에서의 정식 명칭은 ‘공격형 핵 잠’인데,


제2차 대전 때는 SSK라고도 했다.

K는 당연히 킬러라는 의미.

그래서 필자는 공격형 핵 잠보다, 그냥 킬러라 붙이는데,

이것들은 부머에 비해 상당히 작다.


그 대신 민첩하며,

살기(殺氣)가 충만하다고 할까?


부머인 미국의 오하이오 급 수중 배수량은 거의 2만 톤에 달한다.

이중 762클라스는 1만 9천 톤으로

제2차 대전 전반기, 항공모함과 큰 차이가 안 난다.

러시아의 부머인 타이푼 급은 2만 7톤이다.

제2차 대전 때의 항모 엔터프라이즈보다 큰 편.



*세계 최대의 전략 핵 잠인 타이푼 급, 소련 시절 모두 6척이 건조됐다. 선체 앞부분의 구획이 탄도 미사일 20발이 있는 곳, 그리고 특이한 게 있다. 세일(사령탑이다)이다. 북극의 빙하 속 아무리 두꺼운 얼음이라도 뚫고 부상할 수 있게, 매우 단단히 만들어졌다. 출처: wikimedia.org



그리고 이 타이푼은 톰 클랜시의 테크노 스릴러 소설에도 등장했고,

숀 코넬리가 나왔던 잠수함 영화 ‘붉은 10월’이 이 소설 원작이다.


원 제목 ‘the hunt for RED OCTOBER’.

그 숀 코넬리 분의 라미우스 함장이 타는 잠수함이다.

수중 발사 탄도 미사일 20기를 가진

2만 7천 톤 거대 전략 핵 잠이 미국으로 탈출하려 하니,

당시 냉전 시대의 모스크바로선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일.



*세계 최대의 핵잠 타이푼을 몰고, 미국으로 탈출하려는 라미우스 함장(숀 코넬리). 출처: theinnerdoor.com



당연히 격침 명령을 내린다.

그 명령을 받은 건 공격용 핵 잠.


소련의 킬러.

알파급 당연히 작고 민첩한 잠수함이다.



*작은 킬러 알파 급, 요게 숀 코넬리의 거대 타이푼 급 ‘붉은 10월 호’를 쫓는다. 출처: originalposter.co.uk



그럼 미국의 킬러들은?

대표적인 게 LA(로스앤젤레스)급이다.

7천 톤 클라스.


이 보다 더 발전돼, 현재 세계 최강의 킬러로 자리매김하는,

같은 계통의 씨 울프나 버지니아 급도 그 안짝.


부머는 2만 톤 급에 비해 킬러는 7천 톤?

SLBM(수중 발사 탄도 핵미사일)을 탑재하지 않는 까닭이다.

탑재할 이유가 없다.


이들의 임무는 사냥이니까.

바다 속이건 바다 위건 바다로 나온 적함들을 잡는 것.



*LA급이다. 탄도탄 구획이 없고, 오직 수중 암살자로만 설계됐기에 매우 빠르고 날렵해 보인다. 기다랗고 날카로운 장검(長劍) 분위기? 출처: the-blueprints.com



그래서 천문학적인 건조비의 부머에 비해,

킬러들은 많은 척수가 건조된다.

LA급은 모두 62척!



그러나 부머는 숫자가 작다



미국 부머인 오하이오 급 건조는 단지 16척,

그런데 요즘 들어 그것도 줄어들었다. 4척을 다른 임무로 돌린 까닭.

소련의 해체로 대규모 핵전 발생 확률이 줄어들었기에.

그래서 미국의 부머는 12척이다.


서유럽에서 독자적 군사 독트린을 시행하며,

자체 핵전력을 보유한 프랑스는 더 적다.

‘르 트리옹팡’급 4 척.

영국도 4척만 운용한다.

‘뱅가드’ 급이다.



*영국의 부머 ‘뱅가드’ 급, 범상치 않는 모습이다. 앞부분만 클로즈 업 한 걸 보면 기괴한 느낌까지 든다. 출처: media.defenceindustrydaily.com



그렇다고 해서 4척이 항상 바다에 나와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수리나 자체 점검, 승무원들의 휴식을 위해 도크에 있을 때도 있으니.


어쨌거나 전략 핵 잠은 유사 이래로 가장 강력한 단일 무기다.

많으면 좋지만, 많지 않아도 충분하다.

단 한 척으로도 지구의 반을 멸망시킬 수 있으니까.



*옛 소련의 부머, 텔타 급인데, 저런 탄도 미사일을 보통 18발 가지고 다닌다. 사정거리는 8천 킬로. 이는 미 본토로부터 8천 킬로 먼 바다에만 있으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출처: 02varvara.wordpress.com



그래서 어느 나라나,

이 부머의 위치를 되도록 비밀로 한다.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 나라 대통령과 해군 최 상층부들뿐.



부머들은 자기네 영해에 조용히 숨어 있다.



위치가 알려지면 어떻게 되나?

적의 수중 암살자가 득달같이 달려든다.

선체가 크고 움직임이 둔한데.


따라서 이 부머들. 자주 돌아다니질 않는다.

자기 나라 근해 가까운 데나, 북극의 빙하 속에 조용히 숨어있는 편이다.

임무가 단순해서다. 그리고 최고로 중요한 무기 시스템인 까닭이다.


핵전쟁 발발 시, 일제히 셔우드 숲의 해치를 열고,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일.

미사일들이 선체 내 수직으로 서 있는 공간이,

로빈 훗이 살던 셔우드 숲과 비슷하다고 해 붙인 바로 거기에서.



*이 아래가 로빈 훗과 그 부하들이 사는 셔우드 숲이다. 출처: wikimedia.org



몇 년 전의 신문에서다.

당시 한반도 상황이 안 좋아,

매우 도전적이고 거친 언사를 북한이 쏟아내고 있었는데.

“미 핵 잠이 동해로 들어가니까, 북한이 갑자기 조용해져.”


글의 맥락으로 볼 때, 미국은 부머를 동해로 들여보냈다.

겁주기 위해서다.

그러자 북한은 갑자기 겁이 덜컥 나,

‘오메, 나 죽어~’ 찍소리 못 하는 모드로 들어갔다는 것.



부머가 동해로 들어왔다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핵 잠을 제대로 구별해서 쓴 글인지는 모르겠다.

 킬러 핵 잠이 들어갔는 지, 아니면 부머 형 전략 핵 잠이 들어 갔는 지.


‘핵’자가 들어가면 죄다 저략 핵 탄도미사일을 갖고 있다고 흔히 생각하니까.


사실, 핵 잠에 있어서의 핵이라는 건, 핵미사일 하곤 전혀 상관없다.

엔진이 원자로라는 뜻일 뿐.

디젤 엔진이 아니라, 원자로로부터 동력을 얻어 간다는 것이다.

그걸로 스크루를 돌려서.

디젤로 가면 디젤 잠. 원자로로 가면 핵 잠 아닌가?

그리고 그런 핵 잠은 흔하게 존재한다.

또 꽁꽁 묶어, 특별 군사 기밀로 분류하지도 않는 편이다.



*하와이 진주만으로 들어가는 LA급 핵 잠 ‘라 호야’ 출처: navaltoday.com



국내 어느 군사 잡지에선가? 진해 군항이 나오는데,

한쪽으로 미 해군 잠수함이 정박해 있는 게 보였다.

당연히 우리 한반도 근해로 들어왔던 미 핵 잠이다.

미 해군에선 70년대 이후부터

디젤 잠을 건조하지도 않고 쓰지도 않으니까.


필자가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이전,

그곳에 관광을 갔다가, 인상적인 걸 본 적이 있다.

잠수함 1척이 외양으로 나가는 모습.

어느 나라 건지, 함종이 뭔지 알 수 없었으나,

차츰차츰 먼 바다로 사라져 가는 세일(잠수함 사령탑).

핵 잠이 틀림없었다.

미국 아니면 영국의 핵 잠?


미 해군 쪽이 맞지 않을까 싶다.

당시는 동남아시아에 이른바 ‘잠수함 붐’이라는 게

일기 전이었고(물론 디젤 잠이나), 대양을 건너와 홍콩에 정박하다가,

외양으로 나간다면 그건 원자로를 가진 잠수함일 게 분명하니까.


이렇듯 킬러 핵 잠들은 자주 돌아다닌다.

동해 쪽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최근에 필자는 미 해군 부머도 또 심심찮게 다닌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해외 배치돼 있다는 것도 알았다. 미국의 부머 미시건 함이다. 특히 올해 2016년 6월에는 부산항에도 들어 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부머도 동해로 분명 들어 갈 게 틀림없다. 필자의 상식과는 좀 다른 부분이다.)

 



*출처: defenseone.com




몰라도 허물이 안 된다. 그러나...



물론 일반 사람들은 핵 잠 종류에 대해 몰라도 된다.

핵 잠이 2종류인지, 3종류인지 모르면 또 어떤가?

허물이 안 된다.

팍팍한 세상 먹고살기 바쁜 데다,

그런 곳은 자기 필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보와 기사를 공급하는 저널리즘 쪽 사람들.

또는 군사 안보 쪽 전문이라는 군사 평론가들,

그 이상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은가?

수용자인 일반 국민들은 그들 얘기와, 그들 기사를 보고 듣기 때문이다.


북한의 화석, 고물 중의 고물 수송기, 안토네프 2 라는 게 있다.

(맞다. 예비군들이여, 그 대공진지 앞에서 외우던 AN2기의 풀네임이다.)

그런데 이게 스텔스 성능을 가졌단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안토네프 2, 아니, 이건 상태가 좋은 편이다. 그런데 이 기체가 스텔스라고? 미치고 환장할 일이다. 출처: eaglefield.net



거기에 특작 부대를 태워 남한으로 보내면,

남한의 어떠한 레이더도 탐지 하지 못 한단다.


왜? 나무로 만들었으니까.

이런 기가 막힌 얘기를 TV에 나와 지껄여도,

우리 군이나 군사 전문가라는 여타 사람들, 아무 소리 안 한다.

그러니 일반 사람들은 그런 줄 알고.

그래서 불안해 하고, 그게 쌓여간다.


필자가 새로 시작한 포맷,

우모전이라는 거.


“우리 모두 전략가가 됩시다.”


전쟁과 평화, 글 이외에 틈틈이 쓰겠다고 마음먹은 이유 중 하나도 그런 데 있다.

우리의 군사 안보 쪽을 좀 더 업그레이드 시켰으면 좋다는 개인적 희망으로.

*출처: @snaparker

그리고 커피가 한 잔 곁들여 졌으면 좋겠다.

밀리터리씬에도 ‘여유’라는 코드, 그게 꼭 붙길 소망하며.

CP-2023-021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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