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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연초부터 배터리 주원료인 리튬의 장기 구매 계약을 맺으며 배터리 공급망을 넓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SK온 등 배터리 회사와 합작공장을 지어 완제품인 셀을 공급받는 방식에서 이제는 핵심 광물을 직접 조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005380)그룹의 이 같은 전략 변화에 대해 향후 배터리 제조사와의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배터리 내재화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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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세계 1위 리튬 생산 업체인 중국 간펑리튬과 수산화리튬 장기 구매 계약을 맺었다. 간펑리튬은 이달 1일부터 2027년 12월 말까지 4년간 현대차에 수산화리튬을 공급한다. 현대차는 이달 10일에도 중국 성신리튬에너지와 4년간 수산화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두 계약 모두 공급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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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연초부터 잇따라 리튬 확보에 나선 것은 배터리 가격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연기관 시대에는 완성차 업체가 모든 부품 가격을 통제하는 절대 ‘갑’이었다. 차량의 가격도 완성차 업체가 정했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는 다르다. 부품 수가 30% 감소한 대신 배터리가 차량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까지 올라가면서 완성차 업계의 입김은 약해졌다.
더욱이 배터리셀사들은 리튬·니켈의 가격이 급등해도 배터리 판매가에 연동해 대응할 수 있지만 소비자를 상대하는 완성차 업체들은 곧바로 전기차 가격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이는 그만큼 완성차 업체들이 손실을 떠안거나 마진을 줄여야 하는 구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셀 제조 역량이 떨어져도 리튬 같은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놓으면 가격 급등기에도 배터리 회사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유리할 것”이라며 “최근 리튬 가격이 크게 떨어진 점도 현대차가 공격적으로 리튬 공급망을 넓힐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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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내재화도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사와 합작공장에서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내년 양산을 시작하는 미국 조지아 전기차 전용 공장은 두 회사와 합작한 회사에서 모두 배터리를 조달받는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배터리 회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면 배터리 내재화는 필수다. 배터리 내재화를 위해서는 셀 제조 능력 외에도 핵심 광물 조달과 제련, 중간재 가공에 이르기까지 수직 계열화가 이뤄져야 한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8월 국내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의 지분 5%를 인수한 데 이어 니켈 광산 개발부터 제련, 중간재 가공까지 폭넓은 사업 제휴를 맺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전기차 시대에도 부품 회사들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셀에서 광물 단위로 공급망 범위를 넓히는 작업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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