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최근(11월)에 이번 전쟁 최장거리 저격 기록을 갱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3.8km 거리에서 러시아군을 저격하는데 성공했다는 것. 트위터(혹은 X)에도 동영상이 공개되었다.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 소속 저격수가 12.7mm 저격총을 이용해 성공시킨 것으로, 아마도 공인 실전 저격 전과로는 세계 최장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얼마 전까지 세계 1위였던 2017년의 3,540m저격(아프가니스탄에서 캐나다군 저격수)은 2위가 되었다.
이번 저격에 사용된 총기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보도가 엇갈리지만 현재 가장 많이 나온 자료는 ‘지평선의 왕(영어로 Horizon’s Lord라고 표기)’이라는 우크라이나제 저격총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의 MAYAK(마… 약????) 이라는 업체가 만든(최근에는 아예 사명을 ‘지평선의 왕’으로 바꾼 듯. 영어로도 Horizon’s Lord 라고 표기) 이 총은 사실 총 자체는 어떻게 보면 평범한 12.7mm 볼트액션 저격총이다. 현재 인터넷에 도는 사진들은 탄창이 없는 단발 형태지만, 제작사에서는 탄창도 제원에 표기하는 것으로 봐서 탄창을 장착한 버전의 생산도 염두에는 두는 듯 하다.
이 총이 주목할만한 부분은 총 자체보다는 총과 함께 개발된 12.7mm HL탄(12.7x114mm)이다. 12.7mm라고 하니 서방의 12.7x99mm나 구 공산권의 12.7x108mm같지만, 이 탄은 우크라이나의 제작사측이 장거리 저격과 대물저격의 두 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특별히 개발한 탄이다.
제작사측은 다양한 탄종을 검토했지만, .416 배럿이나 .408 셰이택같은 탄은 탁월한 원거리 저격능력을 가지고는 있으나 철갑소이탄등 대물저격용으로 적합한 탄두가 없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반면 기존 12.7mm들은 제작사가 원하는 수준의 원거리 성능이 안 나왔고, 14.5mm탄은 파워는 탁월해도 원거리 저격에 맞는 탄두가 존재하지 않는다. 현대 저격에서는 탄두 형상이 얼마나 탄도학적으로 유리한지가 중요한데, 14.5mm에는 그걸 최적화한 형상의 탄두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제작사는 14.5mm탄의 탄피에 12.7mm 탄두를 물려놓은 12.7mm HL을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기존 12.7mm들보다 훨씬 강력하며, 특히 미국 호너디사에서 만들어 원거리 저격용으로 많이 쓰이는 A-맥스 탄두를 물려놓으면 무려 3,000m까지도 음속 이상의 탄속을 유지한다. 원거리 저격에서는 음속 아래로 언제 떨어지느냐가 중요한데, 기존 14.5mm는 2,400m 넘어가면 음속보다 느려진다.
즉 14.5mm보다 더 원거리 저격에 적합하면서도 반동은 낮은(30%) 탄종을 만든 것인데, 구경이 12.7mm이니 대물저격 임무가 더 중요할 경우에는 기존의 철갑탄이나 소이철갑탄등 그 쪽에 특화된 탄두를 끼운 탄을 장전해 쏘면 된다.
‘지평선의 왕’은 무게가 15kg으로 알려졌으며 길이는 1.82m이지만 개머리판을 접으면 1.52m까지 줄어든다. 또 총열은 1.05m에 달하며, 계획중인 14.5mm버전에서는 1.2m까지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가 발표한 공식 유효사거리는 2.5k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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