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의 역사
1991년 12월 8일, 소련의 핵심 국가인 러시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3국의 정상들은 벨라루스에 위치한 벨로베슈스카야 숲속 별장에 모여 소련을 해체하고 느슨한 형태의 국가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를 창설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이후 18일만인 1991년 12월 26일, 소련 최고회의는 소련의 공식 해체를 선언함으로써 미국과 70년 가까이 세계 패권을 두고 다투었던 소련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소련의 해체와 함께 과거 소비에트 연방에 속해있었던 수많은 지역들이 독립을 선언하는 대혼란의 시기가 찾아왔고, 체첸 지방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1991년 체첸 공화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하르 두다예프가 당선되면서 체첸-잉구시공화국은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선포했고 1992년 7월에 러시아 최고의회는 체첸-잉구시공화국의 분리를 승인했다. 그러나, 반(反)두다예프 세력이 잠정 평의회의회를 구성하면서 모스크바 당국에 자신들을 체첸의 합법적 권력 기관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체첸 정부군과 체첸 반정부군 간의 내전이 발발했고, 이를 빌미로 러시아 대통령 옐친은 체첸 내전 당사자들에게 휴전을 촉구하면서 불응 시 파병을 할 것을 시사했다.
러시아가 체첸 정부를 전복하려고 했던 이면에는 석유와 가스가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는 카스피해 저지대를 이용할 수 있는 경제적 이점과 러시아 제2의 석유 정제 단지가 위치한 전략적 중요성이 있었다. 여기에 1994년 2월 체결된 타타르스탄 협정에 대한 경계심 고조와 체첸의 정국이 6개 정파로 갈라져서 국론이 분열된 상황에 러시아는 지금이 침공의 호기라는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었다. 러시아는 이전 헝가리에서의 경험처럼 전격전으로 단기간에 체첸 정부를 전복하고 친러시아 정부를 세울 수 있을 것이라는 안일한 상황 판단하에 1995년 12월 11일 오전 7시, 러시아군은 3개 방향에서 체첸을 공격했다.
이른바 제1차 체첸 전쟁의 시작이었다. 당시 러시아 연방군 총참모부의 작전 지침에 명기된 임무는 단 하나였다. 불법 무장 단체의 무장 해제와 헌법 질서의 복원, 즉 두다예프 정부의 체첸군을 무장 해제하고 친러시아 헌법 질서를 복원하는 것이었다.
- 그로즈니 전투에서 포탑이 파괴된 채 전소된 러시아 T-72 전차와 이를 바라보는 체첸군. T-72의 장갑 방호력은 러시아군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했다. <출처 : Public domain>
이후 러시아군은 공군의 무차별 항공 폭격으로 그로즈니 전체를 평탄화시키면서 전진했지만, 너무도 무력하게 격파당한 지상군 장비는 러시아군 지휘부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시가전에서 전차를 화력으로 지원할 수 있으며 장갑차보다 강력한 방호력을 갖춘 화력지원 전투차량의 필요성을 절감한 러시아 총참모부는 우랄바본자보드에 해당 차량의 개발을 요구, BMPT 터미네이터 전차 화력지원 전투차량을 개발하게 된다.
특징
- BMPT 터미네이터 장비 분석도. 대보병 화력에 집중한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 네이버무기백과>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먼저 차체 분석으로, T-72 전차의 차체를 적용, BTR 계열의 장갑차보단 강한 방호력을 제공한다. 차체 전면과 측면에 다목적 모듈식 폭발장갑을 장착할 수 있다. 또한, 기존 T-72 전차의 차체 내부를 개조하여 좌·우측에 AG-17D 30mm 고속 유탄포 사수를 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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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gorGirkin (@GirkinGirkin) February 20, 2022
- 그림 BMPT-72 터미네이터2가 포함된 러시아 전차중대 공격 작전 요도. 행군종대 및 전차전개 계선과 적 진지 돌파, 유린 공격 후 총적임무계선 점령 등이 표시되어 있다. <출처 : Armeyskiy Sbornik>
- 운용 현황
2021년 11월 10일 러시아 국방부는 9대의 BMPT-72 터미네이터2 전차 화력지원 전투차량을 중부 군관구 제90 근위 전차사단에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공신력 있는 보고서인 IISS의 2021 Military balance는 카자흐스탄이 3대의 BMPT-72를 보유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 생산이 확인된 수량은 총 11대이다. 러시아 군사연구가 Guy Plopsky에 따르면 향후 BMPT-72 터미네이터2가 전차대대에 편제되며, 1개 전차중대는 3개 전차소대와 1개 BMPT-72 터미네이터2 소대로 구성, 1개 대대에 총 10대의 BMPT-72 터미네이터2를 배치해야 한다고 중령 3명이 기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생형
BMPT-14 터미네이터 3
- 제원
전장: 6.96m
전고: 2.1m
전폭: 3.46m
전투 중량: 47톤
주무장: 30mm 2A42 기관포 2문(쌍열, 탄약 850발), Ataka-T ATGM 4발
부무장: 30mm AG-17D 고속 유탄기관포 2문(탄약 600발)
엔진: V-84ms 디젤엔진(840마력)
현가장치: 토션 바(torsion bar)
항속 거리: 550km(도로에서 연비 주행 시)
최고 속도: 65km/h(도로에서 연비 주행 시)
참호 극복 능력:2.8m
탄약 적재량: 70발
승무원: 5명
저자 소개
임철균 |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육군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및 KINA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육군3사관학교 군사학 및 일반학 학사, 국방대학교 국방전략학 석사를 거쳐 현재 국방대학교 군사전략학 박사과정을 수료 중이다. 주요 연구로 2016년 북한 ‘비대칭 전략에 대한 대응방안 연구’ 논문을 발표, 육군 참모총장 표창을 수상했다. 또한 하이브리드 전 군 구조 연구로 육군 미래혁신단에 ‘합동전술대대’를 제안, 채택되어 미래혁신단장상을 수상했으며 미래 육군 기갑여단 기본전술제대에 적용될 예정이다.
유용원의 군사세계CP-2023-0230@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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