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의 역사
- An-225의 원형이 된 안토노프사의 An-124 루슬란 대형 수송기. An-124는 50대 이상 양산이 실시됐으며, 현재까지도 다수의 기체가 운용 중이다. (출처: US Air Force/Airman 1st Class Staci Miller)
- An-225의 원형이 된 안토노프사의 An-124 루슬란 대형 수송기. An-124는 50대 이상 양산이 실시됐으며, 현재까지도 다수의 기체가 운용 중이다. (출처: US Air Force/Airman 1st Class Staci Miller)
- 비행 중인 An-225 므리야. (출처: Mark Steven/Wikimedia Commons)
- 2014년, 호스토멜 공항에 착륙 중인 An-225. (출처: Vasiliy Koba/Wikimedia Commons)
- 멀리서 본 An-225의 화물 수납 모습. An-225는 우크라이나의 화물 수송 업체인 안토노프 항공이 운용하면서 대형 화물 수송을 실시해왔다. (출처: US Marine Corps/Lance Cpl. Samantha H. Arrington)
- An-225의 엔진 모습. An-225에는 양쪽 주익에 각각 3개씩 장착되어 있다. (출처: US Marine Corps/Lance Cpl. Samantha H. Arrington)
- An-225의 엔진 모습. An-225에는 양쪽 주익에 각각 3개씩 장착되어 있다. (출처: US Marine Corps/Lance Cpl. Samantha H. Arrington)
- An-225의 랜딩기어 모습. 워낙 육중한 동체를 자랑하는 항공기이므로 동체 쪽에만 양옆으로 각각 16개의 바퀴가 항공기를 떠받친다. (출처: US Marine Corps/Lance Cpl. Samantha H. Arrington)
- An-225의 조종석 모습. (출처: Oleg V. Belyakov/AirTeamImages)
- 소련 시절에 추진되던 부란(Buran) 우주개발 사업에 투입되어 우주왕복선을 수송 중인 An-225. (출처: Vasiliy Koba/Wikimedia Commons)
- 아프가니스탄의 캠프 레더넥(Camp Leatherneck)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캠프 바스티온(Bastion)까지 화물을 수송한 후 하역 중인 An-225의 모습. 2011년 3월 7일에 촬영된 사진이다. (출처: US Marine Corps/Cpl. Timothy P. Chesnavage)
-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공항에서 활주로 위를 이동 중인 An-225 므리야. (출처: Larske/Wikimedia Commons)
- 포르투갈령 아조레스 제도에 잠시 중간 급유 목적으로 착륙한 An-225 므리야. (출처: U.S. Air Force/Tech. Sgt. Jason Tudor)
소련은 1980년대 미국을 상대로 우주 개발 경쟁에 들어서면서 우주왕복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소련은 대형 유인 우주왕복선을 탑재하여 우주로 날려 보낼 대형 발사체인 ‘에네르기아(Energia: 러시아어 Энергия) 개발을 추진했으며, 대형 발사체를 이동하기 위해 수송기가 필요했으므로 1970년대 말부터 전략 대형 수송기인 므야시쉬체프(Myasishchev) VM-T를 개발했다. ‘아틀란트(Atlant)’로 명명된 이 기체는 1981년 초도 비행에 성공한 후 1982년부터 운용을 시작했으나, 최대 이륙 중량이 140,000kg 이하였으므로 대형 추진체를 실어 나르기에 다소 탑재 중량이 애매했다. 결국 소련은 VM-T가 운용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대체 기종 개발에 들어갔으며, 안토노프(Antonov) 설계국의 빅토르 톨마체프(Viktor Tomachev, 1934~2018)가 사업 관리자로 지정되어 개발을 시작했다.
심지어 부란 우주개발 사업까지 취소되자 더 이상 대형 수송기의 운용 소요가 없었으므로 두 대의 An-225는 모두 다 안토노프사가 인수하여 1994년부터 창고에 보관했다. 심지어 1번기에 장착됐던 여섯 기의 이브첸코-프로그레스(Ivchenko-Progress)제 D-18T 엔진은 모두 제거되어 계속 운용 중이던 An-124로 전환됐고, 아예 완성된 적이 없는 An-225 2번기는 1994년부터 창고로 들어갔다. 하지만 2000년대가 도래하면서 An-124 정도로는 소화하기 어려운 수송 물자들이 등장하면서 기존에 완성되어 있던 시제기 1번기를 복원했으며, 기체 등록 번호도 소련 시절 CCCP-82060으로 등록했던 것을 우크라이나로 옮기면서 UR-82060으로 변경했다.
이후에도 대형 수송기의 필요성이 계속 증가하자 안토노프 측은 2000년 미완성이던 시제기 2번기를 꺼내 다시 개발을 재개했으며, 2006년 9월까지 완성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안토노프는 2008년경 동체 부분 제작까지 끝냈지만 또다시 예산 문제로 사업을 지연했고, 결국에는 2009년 8월에 사업을 두 번째로 중지했다가 사업 자체를 완전히 취소하고 말았다. 당시 사업 취소 사유에 대해 안토노프 측은 2011년 5월 CEO 명의로 설명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 2번기의 탑재 중량을 250톤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최소 3억 달러의 예산과 3년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예산과 회사의 여력이 모자라 공정률 약 60~70% 정도에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때 중국의 AICC(Airspace Industry Corporation of China, 中國空域產業集團)가 2011년경 안토노프와 접촉해 미완 상태인 2번기를 인수해 고도 12,000m까지 도달하는 상업 위성 발사용 위성 투발용 항공기로 개발할 의향을 나타냈으나, 이후 협상이 제대로 진전되지 못하다가 2022년 2월에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필수 부품 조달이 어려워 무산됐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토노프사는 지속적으로 2번기를 완성하기 위해 파트너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으로 므리야는 최초 부란 우주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까지는 소련의 소유였으나, 소련 붕괴 후 우크라이나에 본사를 둔 안토노프 사가 회수하여 상업 화물 수송 용도로 투입하기 시작한 2002년 1월 3일부터 우크라이나 국적 항공기로 등록됐다. 므리야는 단순히 대형 수송기의 위상을 넘어 소련 항공 기술의 유산과도 같은 위상을 자랑하고 있으므로 타 항공기와는 상징성 자체가 다르다. 안타깝게도 이 기체는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 파괴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특징
안토노프 AN-225 므리야는 총 여섯 개의 엔진을 장착한 전략 중수송기로, 우크라이나 안토노프 설계국(ADB)에서 설계했다. 기체 별칭인 “므리야”는 우크라이나어로 “꿈”을 의미하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는 코드네임으로 “코사크(Cossack)”를 부여했다. AN-225는 An-124 루슬란 대형 수송기를 기반으로 개발한 항공기이며,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고정익 수송기로 총중량이 640톤에 달한다. 이 중량은 민수기 중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에어버스(Airbus) A380이나 러시아의 An-124, 혹은 보잉(Boeing) 747 화물기보다도 크다.
An-225는 군용 및 민수용 모두로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항공기로, 악천후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므리야는 최초 러시아의 스페이스 셔틀(Space Shuttle)인 부란 스페이스 셔틀을 발사 위치까지 이동시키기 위해 개발한 수송용 플랫폼이었다. 대량의 수송 물자는 항공기 내부의 데크에 탑재가 가능하며, 기체 상단에 올려 고정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대형 화물칸에는 다양한 화물 탑재가 가능하며, 최대 43m x 6.4m 크기와 중량 250톤의 화물을 탑재할 수 있다.
AN-225의 엔진은 총 여섯 기의 이브첸코 프로그레스 로타레프(Ivchenko Progress Lotarev)의 D-18T 터보팬 엔진으로, 3기씩 좌우 날개에 장착되어 각각 229.5kN의 출력을 낸다. 므리야에는 버킷 형태의 역추진 장치가 설치되어 있어 착륙 시 활주 거리 최소화가 가능하다. 엔진의 크기는 길이 5.4m, 폭 2.7m, 높이 2.9m이며 연료가 주입되지 않은 상태의 중량은 4,100kg이다. 엔진의 수명 시간은 24,000 시간 정도이다.
An-225의 랜딩기어는 바퀴 32개 묶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수 쪽 랜딩기어에는 4개 바퀴가 장착되어 있으며, 후방 쪽에는 양쪽에 각각 16개의 바퀴로 구성된 랜딩기어가 장착됐다. 기본적으로 므리야는 지상에서 180도 선회를 위해 최소 60m 폭의 활주로가 깔려 있어야 한다.
An-225는 최고 속도 850km/h로 비행이 가능하며, 순항 속도는 800km/h로 비행이 가능하다. 항속 거리는 화물의 중량과 관련이 있으나 약 4,000km에서 15,400km까지 커버할 수 있다. 므리야는 전면 디지털식 조종석이 장착됐으며, 조종사, 부조종사, 항법사, 무전사, 그리고 두 명의 비행 엔지니어까지 6명이 탑승한다. 비행갑판에는 자동화 항법 및 비행 통제체계가 장착되어 빠른 비행 분석을 실시한다.
운용 현황
An-225는 최초 1988년부터 1991년까지 소련 우주 개발 사업에 투입되어 부란급 궤도선 수송기로 운용됐다. 므리야를 운용하기 위해 1989년 안토노프 항공(Antonov Airline)이 설립되어 안토노프 설계국이 지배 주주로 참여했으며, 이 업체는 므리야를 활용하여 중대형 화물 수송 업체로 운용됐다. 안토노프 항공은 현재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 본사를 두었으며, 영국의 에어포일 헤비 리프트(Air Foyle Heavy Lift) 주식회사와 협력하여 런던 루톤(Luton) 공항 간 화물을 처리했다.
므리야는 다양한 세계 기록을 경신한 항공기이기도 하다. 우선 최대 중량의 단일 화물 수송 기록에서 2009년경 189,980kg의 물건을 실어 날라 세계 기록을 수립했으며, 총 253,820kg의 화물을 실어 나르면서 이 분야에서도 기록을 수립했다. 므리야는 민수용 항공기로 전환한 후에도 247,000kg의 화물을 실어 나른 바 있다. 2011년 9월 11일에는 총중량 253,820kg의 전차 4대를 탑재해 고도 10,750m에서 수평 비행 속도 762km/h로 약 1,000km 가량을 비행해 이 분야 신기록을 수립했다. 2009년 8월 11일에는 16.23m x 4.27m 크기에 189톤짜리의 세계에서 제일 무거운 단일 화물의 수송에 성공했고, 2010년 6월 11일에는 두 기의 42.1m 짜리 시험용 풍력 터빈 블레이드 두 장을 중국 톈진(天津)에서 덴마크 스크리드스트럽(Skrydstrup)까지 운반해 ‘세계에서 가장 긴 화물’을 실어 나른 기록을 세웠다.
안타깝게도 므리야의 단 한 대 뿐인 시제기는 2022년 2월 말에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An-225는 키이우(Kyiv) 인근 호스토멜(Hostomel)에 위치한 안토노프 국제공항에서 정비 작업 중이었는데, 러시아군은 2월 24일부터 이 공항으로 진입하여 두 차례 교전을 치렀다. 이 당시까지만 해도 An-225는 파손되지 않은 상태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즈음부터 러시아가 지상군 지원을 위해 근접항공지원(CAS)을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공항에도 곳곳에 폭격이 이루어지던 중 행거에 주기 중이던 An-225도 함께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노프의 모기업인 우크로보론프롬(UkrOboronProm)은 2월 27일 성명을 통해 므리야가 파괴되었다고 발표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주었다.
- 파생형
An-224: 최초 AN-225를 기반으로 계획했던 파생형. 동체 후방으로 열리는 램프 도어를 설치하려 했었다. 실제 제작되지는 않았다.
An-225 므리야 대형 화물수송기: 안토노프에서 제작한 대형 수송기로, 실물로 제작된 항공기 중 세계 최대 규모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뒤 2022년 2월 24일에서 26일 사이에 파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An-225-100: An-225의 개선형 제안. 통신장비와 항법장비, 교통 충돌회피체계(TCAS)를 장착할 예정이었으며, 민수용 기체로 내놓을 계획이었다. 실제 제작되지는 않았다.
An-325: An-225의 확장형 제안. 추가로 엔진을 주익 안쪽 파일런에 추가하여 탑재 중량을 늘릴 예정이었다. 실제 제작되지는 않았다.
- 제원
용도: 전략 대형 수송기
제조사: 안토노프
승무원: 6명(조종사, 부조종사, 비행 엔지니어 2명, 항법사, 통신사)
탑승 인원: 최대 70명
전장: 84m
전고: 18.1m
날개 길이: 88.4m
날개 면적: 905㎡
종횡비: 8.6
자체 중량: 285,000kg
최대 이륙 중량: 640,000kg
최대 연료량: 300,000kg 이상
최대 탑재 공간: 1,300㎥ 공간에 화물 탑재(43.35m x 6.4m x 4.4m)
최대 탑재량: 253,820kg
추진체계: 51,600 파운드급 프로그레스(Progress) D-18T 터보팬 엔진 x 6
최고 속도: 850km/h
순항 속도: 800km/h
항속 거리: 15,400km(연료 최대 탑재 시) / 200톤 화물 탑재 시 4,000km
실용 상승 한도: 11,000m
날개 하중: 662.9kg/㎡
추력 대비 중량: 0.234
대당 가격: 약 2,500만 달러 ~ 3,000만 달러
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 『이런 전쟁』(공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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