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왼쪽)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AFP,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양자 구도로 재편됐다. 공화당의 두 번째 경선을 앞두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21일(현지시간) 전격 사퇴 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선언을 하면서다. 첫번째 경선지인 아이오와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지지율 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를 11%포인트 가량 앞서고 있다는 점에서 23일 예정된 뉴햄프셔주 경선에서도 승리가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뉴햄프셔대가 지난 16~19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햄프셔주 공화당 예비 유권자들에게 50%의 지지율을 얻어 헤일리 전 대사(39%)를 크게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실시된 여론 조사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은 각각 39%, 32%를 보였으나 두 후보 모두 상승했다. 다만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종전 7%포인트에서 11%포인트로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같은 날 발표된 서퍽대의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53%로 나타나 과박을 획득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36%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일부 앗아갔던 디샌티스 주지사가 뉴햄프셔 경선을 이틀 앞두고 사퇴하면서 향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더 오를 전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내슈아의 코트야드 호텔에서 열린 유세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지지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AFP] |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에 이어 뉴햄프셔주에서도 과반을 얻으며 확고한 대세를 확인할 경우 헤일리 전 대사는 당내에서 사퇴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뉴햄프셔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극적으로 승리하면 공화당의 대선 후보 자리를 일찍이 거머쥐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략은 타격을 입게 된다.
‘트럼프 대세론’을 뒤집기 위해 헤일리 전 대사는 뉴햄프셔의 무당파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뉴햄프셔 주정부에 따르면 무당파는 34만명으로 39%를 차지한다. 무당파의 선택이 이번 선거 결과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헤일리 전 대사는 올해 77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지 능력을 공략 포인트로 삼은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밤 뉴햄프셔주 선거유세에서 2021년 1월 6일 있었던 ‘1·6 의회 난입사태’를 언급하면서 헤일리 전 대사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여러 차례 혼동했다.
이에 헤일리는 “트럼프는 유세에서 여러 차례 내가 왜 1·6 의회 난입 사태를 막지 않았는지, 왜 사태 당시 더 잘 대응하지 못했는지 공격했다”며 “나는 그때 워싱턴 DC에 있지도 않았고, 공직자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80대에 대통령이 되는 2명(트럼프와 바이든)과 대선을 치르고 싶느냐”고도 했다
이를 의식한듯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유세에서 “나는 (인지 능력이) 35살 정도 수준인 듯 하다. 사실 30년 전보다 지금이 더 나은 것 같다”면서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요? 지금은 기분이 더 좋고, 20년 전보다 인지 능력이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를 ‘RINO(Republican In Name Only·허울만 공화당원)’라며 “헤일리를 지지하는 상당수가 11월 대선때는 바이든을 찍으려는 성향의 민주당원이다. 공화당 대선 주자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라고 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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