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유산 사업’ 통해 튀니지 첫 동계올림픽 출전한 루리미 은메달
(평창=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봅슬레이 기대주 소재환(17·상지대관령고)이 한국의 동계청소년올림픽 출전 역사상 썰매 종목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소재환은 23일 강원도 평창의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강원 2024) 봅슬레이 남자 모노봅(1인승) 경기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 48초 63의 기록으로 1위에 올라 금메달을 획득했다.
강원 2024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일 쇼트트랙 남자 1,500m의 주재희(한광고)에 이은 대한민국 선수단의 두 번째 금메달이다.
특히 소재환의 금메달은 올해로 4회째인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한국이 썰매 종목(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에서 처음으로 획득한 메달이다.
설상 종목을 통틀어서는 2회째인 2016년 릴레함메르 대회 때 크로스컨트리의 김마그너스(금2·은1),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정유림(동메달) 이후 8년 만에 동계청소년올림픽 입상자가 나왔다.
아울러 소재환은 동계청소년올림픽 역사상 아시아 선수 최초의 썰매 종목 금메달리스트로도 이름을 올렸다.
소재환은 이미 성인 국가대표팀에도 포함돼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혀 온 기대주다.
육상 투포환 종목으로 운동을 시작해 중학교 3학년 때 스켈레톤으로 종목을 바꾼 그는 체구와 힘, 스피드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 속에 여러 국제대회를 거치며 성장세를 보였다.
이번 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유스 시리즈에 8차례 출전해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를 딸 정도로 기세가 올랐고, ‘홈 트랙’의 이점까지 등에 업은 그는 ‘금빛 질주’를 펼쳤다.
1차 시기에서 이 트랙 개인 최고 기록인 53초 80으로 2위 조나탕 루리미(튀니지·54초 79)에게 1초 가까이 앞선 선두로 나선 소재환은 2차 시기에서 전체 2위에 해당하는 54초 83으로 레이스를 마치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소재환은 “1차를 압도적으로 탄 덕분에 2차에 들어가면서는 부담감 없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나섰다”면서 “봅슬레이 선수로서 첫 번째 목표였던 이 대회 금메달을 이뤄서 기쁘고, 다음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이다. 차근차근 가보겠다”고 말했다.
소재환에게 1초 33초 뒤진 은메달리스트 루리미(합계 1분 49초 96)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산을 이어가고자 2020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강원특별자치도·평창군 주최, 평창기념재단 후원으로 진행되는 동계 스포츠 저개발국·개발도상국 선수 육성 사업에 참가한 선수다.
이 사업을 통해 봅슬레이를 접한 그는 여자 봅슬레이 선수 2명과 더불어 튀니지 최초의 동계올림픽 출전 기록을 남긴 데 이어 메달까지 거머쥐었다.
이 사업 참가자 중 전날 여자 모노봅에서 은메달을 딴 태국의 캄페올 아그네스에 이어 봅슬레이에서만 두 번째 입상자가 나왔다.
동메달은 중국의 츠샹위(1분 50초 18)에게 돌아갔다.
songa@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