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도하(카타르) 박대성 기자] ”아직도 부상인건가요. 요르단전은 못 뛰었던 것 같은데… 황희찬에게 메시지를 한 번 보내봐야 겠어요.“ (미나미노 다쿠미)
한때 잘츠부르크에서 ‘이시국 듀오’로 활약했던 미나미노 다쿠미(29, AS모나코)가 황희찬 부상 소식을 물었다. 16강에서 한일전 매치업 가능성이 있지만, 승부를 떠나 절친의 부상 회복이 먼저였다.
일본은 24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D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를 3-1로 꺾었다.
경기가 끝난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미나미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일본 취재진에 둘러싸여 문답을 진행한 뒤 한국 취재진에게도 답변을 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끌었던 인도네시아전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인도네시아전에서 로테이션 8명을 돌렸기에 후반전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인도네시아 경기력이 좋았다. 치열했다. 경기를 이겼고 조별리그를 통과해 기쁘다”라고 말했다.
일본은 D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라크에 1-2로 졌지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게 승점 3점을 가져와 2승 1패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날 승리로 D조 2위에 머물면서 16강전은 E조 1위와 붙게 됐다. E조에 있는 한국이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16강에서 결승급 대진이 완성되는 셈이다.
미나미노도 16강에서 한일전이 열릴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 “한국은 가장 강한 아시아 팀 중 하나다. 좋은 선수들이 많고 내 친구들도 있다”고 말한 그는 “정말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라고 답했다.
“내 친구들도 있다“라고 언급한 만큼, 잘츠부르크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황희찬을 떠올렸다. 미나미노는 황희찬, 엘링 홀란드와 잘츠부르크 핵심 삼각 편대로 맹활약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운명의 16강 길목에서 만날 수도 있기에 ”진짜 어려운 상황“이라며 옅게 미소 지었다. 하지만 곧 ”그라운드 위에서 황희찬을 볼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황희찬은 정말 좋은 선수다. 우리를 엄청 괴롭힐 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황희찬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일정을 치른 후 아시안컵 멤버에 합류했다. 아시안컵 직전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후반전을 뛰었지만, 부상으로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과 2차전을 뛰지 못했다. 현재 팀 훈련에 돌아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황희찬의 완벽한 몸 상태를 위해 무리해서 말레이시아전에 투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
황희찬과 관련한 대화를 이어가던 중, ”아직도 부상인건가요. 저번 경기(요르단전)는 안 뛰었던 것 같은데…“라며 황희찬 부상을 걱정했다. ‘지금 팀 훈련에 합류했다’고 소식을 알리자 ”말레이시아전에 뛸 수 있나요“라며 안부를 물었다. ‘아직 황희찬의 정확한 몸 상태는 알 수 없고, 아마도 16강전에 뛰지 않을까’라고 말하자 ”아 그렇구나“라면서 ”(황희찬에게) 메시지를 한번 보내봐야 겠네요“라고 미소 지었다.
한국과 일본은 숙명의 라이벌이다. 그라운드 위에서 마주하면 누구보다 치열하게 뛰고, 팀 승리를 위해 모든 걸 쏟는다. 하지만 유니폼을 벗으면 국경을 넘는 우정으로 서로를 응원했다. 황희찬 몸 상태를 걱정한 미나미노 인터뷰에서도 두 선수 사이 진한 우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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