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프로 생활 시작한’ 롯데 복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35)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입단이 확정된 뒤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김민성은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LG 트윈스 구단의 배려와 롯데 구단의 관심에 정말 감사하다”며 “LG에서 많은 응원을 받고 좋은 추억을 쌓았다. 프로 생활을 시작한 롯데는 내게 좋은 제안을 해주셨다. 두 구단에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LG와 롯데는 거의 동시에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김민성은 원소속구단 LG와 계약기간 최대 3년(2+1년) 총액 9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5억원, 옵션 2억원)에 사인한 뒤,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롯데는 내야수 김민수(25)를 LG에 내주고, 김민성을 영입했다.
김민성과 롯데가 연봉 등을 협상하고, 롯데와 LG가 트레이드 조건을 맞추는 복잡한 과정 끝에 계약이 성사됐다.
김민성은 B등급 FA다. B등급 선수 보상 규모는 직전 연도 연봉의 100%와 보호선수 25명 외 선수 1명 또는 전년도 연봉의 200%다.
롯데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 형식으로 김민성을 영입하며, ‘보상’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김민성은 “스프링캠프 시작일이 다가오는데 계약을 완료하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고 털어놓으며 “LG도 내게 좋은 제안을 해주셨다. 그런데 나의 여러 상황을 고려해 롯데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다. 차명석 단장님 등 LG 관계자들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김민성은 염경엽 LG 감독이 인정한 “통합우승의 주역”이었다.
시즌 초 LG 내야수들이 이탈할 때마다 김민성은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오가며 동료들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김민성은 “염 감독님이 여러 포지션에서 내게 뛸 기회를 주셨다. 정말 우승이 간절한 선수였는데, 29년 만의 LG 통합우승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LG에는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밝혔다.
김민성은 2007년 롯데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 7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트레이드된 그는 2018시즌이 끝나고, 개인 첫 FA 자격을 얻었다.
당시에도 김민성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김민성은 키움과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3억원, 연봉 4억원, 옵션 매년 1억원 등 총액 18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LG는 이러한 FA 계약 조건을 그대로 승계하면서 현금 5억원을 키움 구단에 주고 김민성을 현금 트레이드했다.
두 번의 FA가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마무리된 것에 김민성은 “어떤 형태로든 계약을 마무리하고, 선수 생활을 이어간 것에 만족한다”며 “두 번의 계약 모두 내겐 고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민성은 2010년 7월 이후 13년 6개월 만에 롯데로 돌아갔다.
롯데는 1992년 이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KBO리그 구단 중 가장 오랫동안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한 팀이다.
김민성은 “막 성인이 되어서 롯데 유니폼을 입었는데 이제 베테랑이 됐다. 신인 때는 설레기만 했는데 이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난해 LG에서 우승 갈증을 풀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우승에 목마르다. 롯데에 ‘우승 기운’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롯데는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과 계약하며 2024시즌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민성은 “김태형 감독님과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지만, 감독님이 어떤 스타일인지는 잘 알고 있다”며 “감독님이 추구하는 야구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겠다. 유망주 김민수를 떠나보낸 롯데 팬들의 아쉬움도, 좋은 경기력으로 달래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민성은 31일 ‘롯데 동료’들과 함께 스프링캠프 훈련장이 차려진 괌으로 출국한다.
그는 “스프링캠프 출발을 함께 하게 돼 정말 좋다”며 “인기팀 롯데 선수의 책임감,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LG 선수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모두 느낀다.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계약 기간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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