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거대 양당 대표에게 경호 인력이 대거 붙었다.
경찰이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과 협의한 끝에 ‘정당 대표에 대한 경찰 신변보호팀’을 별도로 구성한 사실이 29일 서울신문 단독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경호·경비를 강화, 각각 경호 인력 10명씩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에 따르면 앞으로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출퇴근길, 기자회견 등 일정에 많은 경호 인력이 동행한다. 오는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4·10총선)를 앞두고 대민 접촉이 늘어나는 만큼, 테러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조처다. 이외에 국회 내 야간 경비를 늘리고, 폐쇄회로(CC)TV 관제, 거동 수상자에 대한 검문·검색도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민주당 측은 이달 초 벌어진 이 대표 피습 사건 이후 ‘당대표정치테러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여당 측에 국회 차원의 ‘정치테러대책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이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했다가 60대 남성으로부터 흉기 공격을 당한 것을 단순한 피습이 아닌 ‘정치적 테러’로 규정, 공식 기구를 통한 후속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선거가 가까워져 오면서 일부 극렬 지지층의 증오 분출이 정치 인사에 대한 테러로 반복돼 나타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이 대표 피습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지난 25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습격을 당했다. 배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참석 후 비공개 개인 일정을 소화하던 중 10대 중학생이 휘두른 돌덩이에 머리를 다쳤다.
결국 국민의힘 측도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으로부터 관련 현안 보고를 받고 정치 테러 방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 청장은 앞서 지난 26일 배 의원 피습 사건과 관련해 서울경찰청에 수사전담팀을 구성, 신속·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수사전담팀은 서울 강남경찰서장을 팀장으로, 총 27명 규모로 꾸려졌다.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배후 유무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같은 날 윤 원내대표는 “경찰의 경호나 경비 대책이 선거운동 기간 중으로 제한돼 있는데, 이 기간을 좀 더 앞당겨 경찰이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특별기구를 만들지는 조금 더 판단해 보겠다. 입법적 보완이 필요한 사안인지 국회 차원에서 다른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는지 보고를 받아본 뒤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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