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경기 결과가 안 좋으면 그때 가서 취소해도 늦지 않을 겁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을 하루 앞둔 29일 카타르 도하의 대회 메인 미디어 센터(MMC)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대회 전부터 팬들과 취재진에 결승까지 숙소를 예약하라고 호언장담해왔다.
조별리그 뒤 좋지 않은 경기력에 비난 여론이 일 때도 우승을 자신하며 “숙소를 연장하라”고 말했다.
그런데 사우디전 전날 말이 살짝 달라졌다.
그런 ‘호텔 발언’을 한 게 스스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외국 기자의 질문에 뒤늦게 숙소 예약을 취소해도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해 기자들을 웃게 했다.
그러면서도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면 된다”면서 “내 목표는 뚜렷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과 사우디의 아시안컵 16강전은 한국시간 31일 오전 1시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 16강전 각오는.
▲ 상당히 많이 기대되는 경기다. 토너먼트 첫 경기를 빨리 치르고 싶다. 사우디라는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
— 말레이시아와 비겨 16강에서 일본을 피하는 데에 성공했다. 말레이시아에 3-3 동점골을 내줬을 때 웃던데, 왜 그랬나. 사우디는 3차례나 우승한 강팀이다.
▲ 난 일본을 피하려 한 적이 없다. 의도도 없었다. 단 한 번도 그런 생각 안 해봤다. 1위로 16강 오르는 게 목표였다. 85%의 볼 점유율, 30개 가까운 코너킥을 얻어내고도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했고, 불안하던 부분이 실점으로 이어져서 그런 웃음이 나온 거다. 사우디를 존중한다.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 감독을 선수 시절 많이 상대해봤다. 우리는 승리에 목말라 있다.
— 오현규(셀틱)가 전날 취재진과 만나 사우디가 실점이 적은 이유는 아직 한국을 만나지 않아서라고 대답했다. 감독의 생각은?
▲ 사우디는 지난 9월에 맞붙은 상대다. 양 팀이 서로를 잘 알고 있다. 사우디는 만치니 감독이 부임하고서 10경기 정도 치렀는데, 그의 색깔이 잘 드러난다. 한국이 지난 3경기에서 안 좋은 장면을 많이 보여줬지만 고치고 있다. 승리하고 8강에 오르겠다.
— 함께 기자회견에 나온 김영권을 내일 어떻게 활용할 예정인가.
▲ 누구보다 프로다운 선수인 김영권과 함께할 수 있는 건 영광이다. 종종 그에게 ‘넌 나이를 안 먹는 것 같다’는 말을 한다. 그에게 가장 고마운 부분은, 소속팀 후배인 정승현이 대표팀에서 선발로 뛰고 본인은 경기에 못 나오는 상황에서도 ‘난 팀을 위해 여기 있겠다’고 말한 점이다. 이런 선수와 함께하는 건 감독으로서 영광이다. 이런 선수들과 팀으로 뭉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 한국 미디어에 따르면 ‘결승까지 호텔 연장하라’는 얘기를 했다는데 이런 말을 한 게 스스로에 부담이 되지는 않나.
▲ 호텔 예약 여부는 개인의 선택이다. 부담되지는 않는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면 된다. 경기 결과가 안 좋으면 그때 가서 취소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내일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내 목표는 뚜렷하다.
— 아시안컵에서의 상대 전적에서 사우디가 한국에 1승 3무로 앞선다. 사우디의 어떤 부분이 두려운가.
▲ 무섭지는 않고, 그저 사우디를 존중할 뿐이다. 만치니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조금씩 노력이 팀에 녹아들고, 그런런 모습이 운동장에서 보이는 것 같다. 16강전을 끝내고 한국이 웃으면서 더 긍정적이니 대화를 나누게 되기를 바란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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