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신영증권]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중국 경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직접 나서 경기부양책을 계획하는 등 반등에 집중하고 있지만 ‘대(大)정체’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5%를 밑돌 것이라 예상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상향 제시(4.2→4.6%)한 수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청산 명령 등으로 고조되고 있는 중국 부동산발(發) 위기가 증시는 물론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김 센터장은 예상했다. 다만 “중국 GDP 성장률의 ‘만성적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김 센터장은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수출 규모가 지난해보다 올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학·화장품·호텔·카지노 업종 등의 부진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로 2300~2720포인트를 제시했다. 주목할 섹터로는 지난해 바닥을 찍고 업황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인공지능(AI) 투자붐의 수혜까지 입을 것으로 보이는 반도체주(株)를 꼽았다. 특히,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중소형주를 눈여겨봐야한다고 김 센터장은 조언했다. 이 밖에도 제약·의류주를 올해 관심 섹터로 봤다.
김 센터장은 올해 증시의 향방을 가를 가장 주요 사안은 ‘미국 기준금리’라고 했다. 그는 “조기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울 경우 시장 금리는 지난해 말 수준에서 더 떨어지기 힘들 것”이라며 “금리의 하방 경직 또는 반등으로 인해 글로벌 증시가 불가피하게 조정세를 보일 경우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센터장은 올해 2분기 중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피벗(pivot, 금리 인하)을 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중 3~4회에 걸쳐 미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 예측한 김 센터장은 “장기적으로 3.5% 이상의 확정 금리부 채권 상품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증시를 뒤흔들만한 잠재적 리스크로는 미국 대선을 꼽았다. 김 센터장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지정학적 질서와 통상 정책 등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호재냐, 악재냐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태영건설발(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는 점에 대해 김 센터장은 “”투입 자금의 상당 부분에 대한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정부의 대응과 금융사들의 늘어난 손실 완충 능력 등을 감안할 때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센터장은 올해 국내 증시에서도 기관 투자자의 힘이 구조적으로 약해지는 가운데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1400만명이 넘는 개인 투자자의 이해가 금융시장을 넘어 사회적 의제가 되는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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