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알 라얀(카타르), 박대성 기자]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 후보 중 한 팀인 일본의 최대 약점은 골키퍼다. 조별리그부터 혼혈 선수 스즈키 자이온(신트 트라위던)의 실력 문제가 거론됐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은 세대교체라는 명분을 앞세워 기존 A대표팀 수문장이었던 나카무라 고스케(포르티모넨세), 다니엘 슈미트(신트 트라위던), 곤다 슈이치(시미즈 S-펄스) 등을 모두 선발하지 않았다.
기대를 한 것은 스즈키였다. 가나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다. 2009년 일본 J리그 명문 우라와 레즈에서 축구하면서 성장세를 이어왔다.
유럽에 많이 진출, J리그 소속 선수들과 함께 선수단 이원화 가능한 필드플레이어보다 고민 많은 골키퍼다. J리그 팀들이 K리그에서 성장한 한국 선수들을 영입 많이 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모리야스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염두에 두고 스즈키를 아시안컵 전몀에 내세웠다. 대회 직전까지 A매치 3경기 출전이 전부지만, 베트남과의 첫 경기부터 믿고 내세웠다.
예상 이상으로 스즈키는 베트남전에서 공중볼 처리에 미숙함을 보이며 세평에 올랐다. 베트남 선수들의 신장이 다소 작지만, 두 골이나 내주며 끌려간 경기를 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신문 ‘도쿄 스포츠’는 ‘스즈키가 가혹한 현실과 마주했다. 전반에 볼 처리가 미숙했다’라고 전했다.
이라크와 2차전도 안정적인 선방을 하다가 실수로 1-2로 패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인도네시아와의 3차전도 3-0으로 앞서가던 후반 추가 시간 아르한의 크로스에 왈시의 슈팅을 막지 못했다. 신속한 판단으로 슈팅 각도를 줄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실수가 나왔다.
인도네시아전이 끝난 뒤 모리야스 감독은 “(스즈키카) 정말 냉정하게 경기했다. 할 수 있는 최고의 경기를 했다”라고 옹호했다. 그렇지만, 16강 바레인전도 공중볼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3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 이란전에서도 이런 문제는 다시 노출됐다. 전반 28분 모리타 히데마사(스포르팅CP)가 수비 옆공간으로 들어가 선제골을 넣으면서 편안하게 출발했지만, 후반 강력한 힘을 앞세워 밀고 올라오는 이란의 압박에 또 심리적으로 흔들렸다.
10분 스즈키가 왼발로 걷어낸 볼이 멀리 가지 못했다. 근처에 이란 선수들이 있었기에 최대한 멀리 걷어내는 것이 당연한 방법이었지만, 압박에 당황해 짧게 걷어냈다. 공중볼 장악 능력이 좋은 이란 수비 머리에 걸렸고 이를 받은 사르다르 아즈문(AS로마)이 잡아 그대로 전진 패스를 했다. 모하마드 모헤비(FK로스토프)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수간 멈칫했던 스즈키다. 슈팅 각도를 좁히기 위해 나오는 선택이나 아예 동료 수비수와 협력하는 플레이가 필요했지만,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43분에는 아즈문과 경합 장면이 있었다. 앞에 수비수가 있었지만, 나와서 볼을 넘어지며 잡으려다 아즈문과 영겨 넘어졌다. 경합 상황에서 볼을 빨리 처리했지만, 아즈문이 조금 더 노련했다면 볼을 터치해 걸려 넘어지며 파울이라 마닝 주심에게 호소 가능했다.
추가시간 이타쿠라 고가 페널티킥을 내주는 상황에서도 스즈키가 조금 더 빨리 뛰어 나왔다면 위험을 제조하지 않는 것도 가능했다. 그러나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알리레자 자한바크시가 키커로 나서 골망을 가르며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한일전은 다음 대회로 미뤄졌다.
상대적으로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페르세폴리스)는 노련함의 정석을 보여줬다. 스즈키가 보고 배워야 할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노련하게 볼을 잡아 시간도 끌었다. 경험이 많은 골키퍼라 교보재나 마찬가지였다. 성장의 시간이 더 필요한 스즈키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