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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19일(현지 시간) 새벽 이란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면서 이란 내 핵시설에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개발 기지 인근을 타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국간 충돌 양상이 ‘핵 시설’로 번질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기 때문이다.
미국 CNN 등 서방언론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 중부 이스파한 지역에 미사일 등을 동원해 공습을 가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스파한을 겨냥한 것은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노림수라고 보고 있다. 이스파한은 핵무기와 이를 실어나르는 극초음속·중장거리 탄도 미사일이 함께 개발되는 이란 핵 개발 프로그램의 핵심기지로 알려져 있다.
이스파한 인근에 자리한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은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90% 이상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IAEA는 지난 1월 이란 포르도 지하 핵시설 조사 당시 핵무기 제조 수준에 버금가는 농도 83.7% 우라늄 입자가 발견됐다는 보고서를 회원국에 제출했는데, 이는 무기급(90% 이상)으로 도달하기 위해 약간의 공정만 필요한 수준이다.
과거 이스라엘은 지속적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려는 드론 공격 등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이란의 최고 핵 과학자인 모센 파크리자데를 암살했으며, 나탄즈 우라늄 농축 시설에 사이버 공격 등을 감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공습에서 이스라엘은 핵 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9일 엑스(X·옛 트위터)에 “IAEA는 이란의 핵시설들에는 피해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란의) 상황을 매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방송도 이스라엘 타격 소식이 전해진 직후 곧바로 “중요한 핵 시설을 포함해 지역의 모든 시설이 안전하다”고 보도했다.
국제 사회는 중동 지역에서 ‘핵 변수’가 표면화될 경우 이스라엘-이란 충돌 사태의 양상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비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 핵 안보 담당 사령관 아흐마드 하그탈라브는 18일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우리의 핵시설을 공격한다면 그들의 핵시설도 첨단 무기로 고스란히 보복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19일 양 측 모두에 극도의 자제를 촉구하면서 핵시설은 결코 군사 분쟁의 목표물이 되어선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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