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가 2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오타니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1타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타율은 0.364, OPS는 1.107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4-1로 승리해 2연승을 달렸다.
오타니는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기까지는 좀처럼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1회초 1사 후 첫 타석에서는 2루수 땅볼에 그쳤고, 3회초 1사 1루 2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5회초 2사 2루 득점권 기회에서 맞이한 3번째 타석에서도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되면서 좀처럼 타석에서 기여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1-1로 맞선 7회초 2사 후에 볼넷을 고르면서 이날 처음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프레디 프리먼이 우전 안타를 치면서 2사 1, 3루 기회까지 연결했다. 그러나 윌 스미스가 우익수 뜬공으로 잡히는 바람에 역전 기회는 무산됐다. 다저스는 8회초 제임스 아웃맨과 미겔 로하스의 1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뒤늦게 3-1로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홈런포를 터트렸다.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우완 맷 반스의 스플리터가 가운데 높게 몰리자 놓치지 않고 우중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비거리 450피트(약 137m), 타구 속도 118.7마일(약 191㎞)에 이르는 대포였다. 발사각은 25도였다. 시즌 6호포. 타구는 빠르게 뻗어 외야 관중석 2층으로 향했고, 워싱턴 야수들은 수비 위치에서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만큼 빠르고 큰 타구였다.
MLB.com의 사라 랭스는 “오타니의 타구 속도 118.7마일은 2015년 스탯캐스트가 생긴 이래 다저스에서 가장 빠른 타구였다. 또한 오타니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빠른 타구이기도 했다. 스탯캐스트가 생긴 이래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역대 12번째로 빠른 타구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이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177홈런을 달성했다. 오타니는 지난 22일 뉴욕 메츠와 홈경기에서 개인 통산 176호포를 쏘아 올리면서 일본이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오타니의 역사적인 홈런은 3회말에 나왔다. 오타니는 1사 1루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선취 투런포를 터트렸다. 볼카운트 0-1에서 메츠 선발투수 애드리안 하우저의 2구째 슬라이더를 걷어올렸다. 비거리 423피트(약 128m), 타구 속도 110마일(약 177㎞), 발사각 30도에 이르는 대형 홈런이었다. 오타니의 타구가 뻗자마자 메츠 우익수는 정면만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 있을 정도로 홈런이 확실했다.
오타니는 시즌 5호 홈런으로 개인 통산 176홈런을 달성했다. 2018년에 빅리그에 데뷔한 오타니는 7시즌, 740경기 만에 일본인 메이저리거 역대 최다 홈런 대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일본 거포 레전드 마쓰이 히데키의 175홈런이었다. 마쓰이는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0번째 시즌을 보내던 2012년 6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175호포를 쏘아 올렸다. 개인 통산 1205경기만이었다. 오타니는 마쓰이보다 무려 465경기 더 빨리 대기록을 작성하며 왜 그가 100년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슈퍼스타인지 입증했다.
MLB.com은 ‘오타니는 그의 커리어 동안 야구에서 우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수많은 기준을 높이면서 바꿔놨다. 그리고 지금,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일본인 최고 슬러거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고 엄지를 들었다.
오타니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643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으로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7억 달러는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미국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역대 최고액이었다. 2차례 MVP를 차지할 정도로 투수와 타자로 모두 리그 최정상급 성적을 내는 오타니였기에 가능한 금액이었다. 올해는 지난해 팔꿈치 수술 여파로 투수는 쉬고 있지만, 타자로는 변함없는 기량을 뽐내며 왜 그가 슈퍼스타인지 입증하고 있다.
MLB.com은 ‘이제는 오타니가 일본인 메이저리거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하고 있기에 ‘그가 얼마나 더 많은 홈런을 추가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만 남았다. 올해 30살인 오타니는 기록적인 10년 7억 달러 계약 첫해이고, 2024년 엄청난 시작이기도 했다. 그는 안타 35개, 2루타 11개로 메이저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고, 타율 0.368/출루율 0.431/장타율 0.663은 타자로 최고 시즌을 보낸 페이스와 비슷하다. 이 숫자들은 그가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던 2023년 시즌을 뛰어넘는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설 마쓰이는 자신의 뛰어넘은 오타니에게 박수를 보냈다. 마쓰이는 “오타니의 존재감과 선수로서 능력 등을 두루 봤을 때 그는 훌륭한 선수다. 내 기록은 오타니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많은 팬은 오타니가 또 어떤 기록을 세울지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내 희망은 그저 그가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하루 팀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이틀 뒤 경기에 나선 오타니는 또 한번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다저스 역대 일본인 메이저리거 최다 홈런 기록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세운 7개였다. 오타니는 로버츠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지 홈런 단 1개를 남겨뒀다.
로버츠 감독을 뛰어넘으면 오타니의 다음 타깃은 추신수(SSG 랜더스)가 될 전망이다. 추신수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16시즌 동안 1652경기를 뛰면서 218홈런을 쳤다. 추신수는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역대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다. 오타니는 추신수의 기록을 깨려면 홈런 42개를 더 쳐야 한다. 오타니는 지난해 44홈런을 친 타자다. 건강만 하다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추신수를 뛰어넘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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