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상원에서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에 대한 953억 달러(약 130조5896억 원) 규모의 지원 법안이 23일(현지 시각) 통과됐다. 지난 20일 연방 하원이 해당 법안을 통과시킨 지 3일 만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24일 서명하면 곧바로 발효된다. 이로써 러시아 공세에 밀리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인지를 둘러싼 지난 몇 달 동안의 불확실성이 끝났다. 또한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이란의 공습을 받은 이스라엘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이날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에 대한 지원안은 물론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강제 매각 법안 수정안을 담은 법안을 찬성 79표, 반대 18표로 가결 처리했다. NYT는 “상원의 결정으로 법안에 서명할 수 있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줬다”며 “미국이 국제 질서를 유지하고 미국의 가치를 전 세계로 전파하는 데 계속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던 정치적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에서 가결 처리가 이뤄진 지 몇 분 만에 성명을 내고 “내일 내 책상에 법안이 도착하자마자 법안에 서명하고, 이번 주에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장비를 보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의회는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리더십을 전 세계에 전달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우리는 민주주의와 자유, 폭정과 억압에 단호히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상원을 통과한 법안의 내용은 하원을 통과한 내용과 유사하다. 법안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608억 달러(약 84조 원) 규모의 군사·경제 지원안,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내 민간인 지원을 위한 264억 달러(약 36조1759억 원 ), 대만을 중심으로 인도·태평양 동맹 및 파트너의 안보 강화에 81억 달러(약 11조 원)를 지원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미국 하원은 당초 우크라이나 지원안과 이스라엘 지원안을 같은 법안으로 묶어 추진했으나, 민주당과 공화당 강경파가 우크라이나 지원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법제화가 이뤄지는 데 시일이 걸렸다. 이에 하원은 지난 20일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을 계기로 법제화를 이루기 위해 법안을 4개로 나눠 투표했다. 다만, 하원은 상원에 해당 법안을 패키지로 묶어서 보내 상원에서는 찬성 또는 반대로 표결하도록 했다. 결국 양당 상원의원 대다수가 이 법안을 지지하면서, 하원에서 제기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법안이 통과되자 환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찬성표를 던진 양당의 모든 상원의원께 고마움을 전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에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상원을 통과한 법안에는 틱톡 강제 매각 법안 수정안도 담겨 있다.’21세기 힘을 통한 평화’라는 이름의 틱톡 매각 법안은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계 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가 금지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하원은 지난달 바이트댄스의 사업권 매각 기간을 6개월로 했는데 이번 법안은 최장 360일로 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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